#서울 마포구 홍익대 인근에 거주하는 A씨(52)는 재작년 고민 끝에 서교동 단독주택을 매입했다. 전형적인 주택가에 20여 년 된 낡은 주택이지만, 외국인 관광객이 많고 대지가 150㎡으로 넓어 13억원이면 사업성이 있다는 생각에서다. 그는 공사비 2억5,000만원을 들여 싱글·더블·도미토리 등 31개 침대를 설치한 게스트하우스로 리모델링했다. 결과는 기대 이상. 대출 5억원을 빼면 실투자비 10억원 선인데, 이용객이 꾸준히 밀려들며 가동률 75%를 꼬박꼬박 채웠다. 매달 대출이자·인건비·운영비 등 고정비용 700만여원을 빼고도 1,600만원 가까이 순수익이 발생했다. 실투자비 대비 수익률이 무려 18%대. 일반적인 임대사업 수익률 수준이면 몇 배는 더 투자해야 얻을 수익 규모다.
낡고 불편한데다 신축하기엔 사업성까지 떨어졌던 단독·다가구 주택이 수익형 부동산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간 장기임대를 통해 오피스로 쓰이거나 지하공간만 상가·카페 등으로나 쓰였다면, 2010년 들어서는 외국인 전용 게스트하우스로도 새로운 가능성이 확인되고 있는 것.
업계 관계자는 “게스트하우스는 임대업이 아닌 숙박업인데다, 호텔 객실처럼 침대별 회전수가 매출로 연결되는 ‘타임 세일’ 상품”이라며 “꾸준히 가동률을 유지할 수 있다면 단순 임대보다 훨씬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관심은 매년 가파르게 증가하는 게스트하우스 수에서 잘 드러난다. 서울시가 매년 자치구로부터 집계하는 ‘외국인관광 도시민박업’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16년 말 기준으로 서울시 내 등록된 도시민박업소는 총 892곳, 객실은 2,835개에 달한다. 지난 2014년 585곳(1,866실) 대비 2년 새 50% 이상 늘어났다.
자치구 별로는 홍대·합정동·서교동·연희동 등 젊은 층이 많이 몰리는 대학가 인근 상권을 가진 마포구가 277곳(1,072실)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명동·남대문 등 외국인이 쇼핑하기 좋은 중구가 100곳 430실로 그다음으로 많다. 각국 대사관과 미군기지가 몰린 한남동·이태원이 위치한 용산구(90곳 292실)이나, 성형외과 등 의료관광객들이 몰리는 강남구(72곳 228실), 시내권 교통 접근성이 좋은 종로와 대학로가 있는 종로구(63곳 202실) 역시 게스트하우스가 많이 들어서고 있다.
/이재유기자 030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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