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중·고등학생들이 수업시간에 핵무기와 미사일에 대해 배운다고 미국의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일본 언론매체인 아시아프레스를 인용해 9일 보도했다.
북한의 고급중학교 3학년(한국 기준 고3에 해당) 물리 교과서에는 ‘원자의 구조와 핵에네르기(에너지)’라는 제목과 함께 원자탄과 수소탄, 중성자탄 등에 대한 설명과 그림이 게재돼 있다고 RFA는 전했다. 이는 아시아프레스가 최근 입수한 다수의 북한 교과서 내용으로 2013년 5월부터 2015년 10월에 걸쳐 발행된 것으로 보인다. 이 교과서는 김정은 정권이 들어선 이후 개정됐다고 알려졌다.
RFA에 따르면 물리 교과서는 폭탄의 구조와 핵융합 방법 등을 상세히 소개하면서 우라늄 농축과 원자로 구조·역할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물리 교과서는 또 ‘로케트(로켓)의 원리’에서 운반 로켓의 비행 원리와 구조 등을 자세히 보여준다. 특히 해당 코너에 ‘100% 북한 기술과 지혜로 과학기술위성 제작과 발사에 성공했다’는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발언까지 포함하고 있다. 물리 교과서 이외에 초급중학교(한국 기준 중학교에 해당) 3학년 영어 교과서와 초급중 1학년 미술 교과서에도 관련 내용이 실려 있다. 이시마루 지로 아시아프레스 대표는 RFA에 “요즘 시기에 북한의 미사일과 핵 문제에 국제사회가 주목하고 있다”면서 “교과서를 보면 김정은 정권에서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에 큰 중점을 뒀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북한 당국이 김정은 시대 들어 계속되는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등을 김정은 위원장의 성과로 내세우면서 이를 정당화하려는 의도가 반영된 것이라고 RFA는 풀이했다.
/정가람기자 gara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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