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핵추진 칼빈슨 항모전단을 한반도 인근 해역에 배치하는 것과 관련해 러시아 의회 지도자 등 정치권에서 깊은 우려를 표시하고 나섰다.
9일(현지시간)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따르면 빅토르 오제로프 러시아 상원 국방·안보위원회 위원장은 칼빈슨함 한반도 배치가 북한 지도부의 예측할 수 없는 행동을 촉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오제로프 위원장은 “북한이 미국 항모 출동에서 자국 안보에 대한 위협을 느낀다면 이는 북한 지도부의 예상치 못한 행동을 충동질할 수 있다”면서 “항모의 한반도 해안 배치는 북한과의 대화가 필요한 시점에서 아주 부적절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그러면서 “시리아 공군기지 폭격을 자국 안보에 대한 위협으로 설명한 미국에 북한은 더 큰 위협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며 모든 관련국이 북한에 대한 미국의 군사 행동에 반대하는 여론을 조성하는 데 동참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상원 정보정책위원회 위원장이자 국방·안보위원회 위원인 알렉세이 푸슈코프도 이날 트위터를 통해 “시리아 폭격 성공으로 자신감을 얻은 트럼프(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가 북한 해안 인근으로 미 해군을 파견했다”며 “미사일 폭격의 지리적 범위가 넓어질 수 있으며 이는 아주 위험한 일”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미국은 북한의 도발을 막기 위한 조치의 하나로 칼빈슨 항모전단을 한반도 인근 해역으로 옮기고 있다. 이날 데이브 벤험 태평양사령부 대변인은 “서태평양에서 존재감과 준비 태세를 유지하기 위한 수단으로 칼빈슨 항모 전단을 북쪽으로 이동하도록 지시했다”며 “무모하고 무책임하며 불안정한 미사일 시험 프로그램과 핵무기 개발 야욕으로 북한은 이 지역에서 가장 큰 위협”이라고 강조했다.
떠다니는 군사기지로 불리는 칼 빈슨 호는 길이 333m·폭 77m에 달한다. 축구장 3배 규모다. F/A-18 슈퍼호넷 전투기, E-2C 호크아이 조기경보기, EA-18G 그라울러 전자전기, MH-60S 시호크 해상작전헬기 등 약 80대의 항공기를 탑재할 수 있다. 승조원 수도 5,500여 명에 달한다.
/박홍용기자 prodig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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