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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돋보기] 조혜정, 금수저에서 배우가 되기까지 ‘STEP 3’

배우 조혜정은 금수저(부모로부터 좋은 배경을 물려받은 자식)다. 실제 자산이나 생활을 배제하고 배우 활동 중인 것만 고려해 볼 때, 명백한 금수저다. 그의 아버지는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진 유명 배우 조재현. 인지도가 중요한 신인 배우들 사이에서 조혜정이 앞선 출발선에 서 있던 것은 분명하다.

출발선이 앞이라고 해서 대중의 호감까지 얻었다는 것은 아니다. 금수저라는 인식은 쉽게 떨쳐낼 수 없는 꼬리표와도 같다. 진정한 연기자로 자리매김하는데 더없이 큰 방해물이기도 하다. 조혜정의 최근 작품 활동, 그리고 이번 젤리피쉬와의 전속 계약은 금수저에서 배우가 되기 위해 반드시 내딛어야 할 걸음이었다.

/사진=조혜정 인스타그램, MBC에브리원 ‘상상고양이’




STEP 1. 미처 벗지 못한 금수저의 옷



조혜정은 지난 2015년 SBS 예능프로그램 ‘아빠를 부탁해’에서 조재현의 딸로 얼굴을 알렸다. 그는 유명 배우를 아빠로 두었음에도 오디션에서 고배를 마시기도 하고,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아르바이트도 하는 등 여느 또래와 다르지 않은 모습을 보이며 대중의 호감을 샀다. 연극 무대와 독립 영화, 드라마 단역을 통해 차근차근 배우의 길을 다지고 있음을 어필하기도 했다.

그런데 ‘아빠를 부탁해’ 출연 이후 그의 필모그래피에 변화가 생겼다. 웹드라마 ‘연금술사’, On Style ‘처음이라서’, MBC에브리원 ‘상상고양이’에 출연한다는 소식이 차례로 들려왔다. 지상파가 아닌 웹드라마와 케이블 방송이지만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한 후 바로 주연을 맡았다는 것에 대중들의 시선은 싸늘했다. 그 중 ‘상상고양이’는 유승호가 제대 후 처음 선택한 작품이라 반향이 더욱 컸다. 여기에 연기력 논란까지 더해졌다. 아버지의 후광이나 예능프로그램으로 인한 인지도에 비해 연기력은 못 미쳤기 때문. 자연스레 금수저 논란이 일었다.

STEP 2. 금수저를 벗고 맞는 옷을 입다



3번의 순탄치 않은 주연을 거치고, 조혜정이 선택한 것은 다시 조연이었다. 여주인공도, 서브 여주인공도 아닌 여주인공 친구로 등장했다. 2016년, 동명의 인터넷 소설을 원작으로 한 tvN ‘신데렐라와 네 명의 기사’ 속 은하원(박소담 분)의 친구 홍자영 역을 맡았다. 극중 직업은 카페 알바생. 6명의 남녀 주연이 극을 이끌어가는 가운데, 조혜정은 적당할 때 치고 빠지며 감초 역할을 했다. 발랄한 옷을 입은 데다 비중이 많지 않아 드라마에 자연스레 녹아들었다. 이전보다 발전된 연기를 보여줬다는 평을 들었다.

지난 1월 종영한 MBC ‘역도요정 김복주’에서도 여주인공 친구인 정난희 역으로 출연했다. 체대 역도부원을 맡은 이성경과 함께 여자 역도부원으로 등장, 여자 배우들 중 가장 높은 체급(-63kg)을 맡기까지 했다. 여배우로서 쉽지만은 않았을 역할을 충실히 소화하는 동시에 소문에 관심 많고 마냥 해맑은 정난희를 귀엽게 표현해냈다. 자신에게 잘 맞는 캐릭터를 찾았다는 긍정적인 평을 들었으며, 연기력 논란은 점차 줄어들기 시작했다.



STEP 3. 어떤 옷도 소화하는 ‘진짜 연기자’로



그리고 2017년 4월, 조혜정의 전속 계약 소식을 들은 대중의 반응은 이전보다 호의적이다. ‘상상고양이’ 캐스팅 당시에는 ‘상상’도 못했을 일이다. 물론 금수저 배우 꼬리표를 완전히 떨친 것은 아니다. 조혜정이 대중들에게 처음 각인된 순간은 아버지와 함께 있을 때였으니 어쩔 수 없다. 아버지의 이름 밑에서 벗어나는 것은, 결국 본인이 감내하며 풀어낼 숙제다.

앞으로가 중요하다. 지금까지 조혜정이 맡아서 호응을 얻은 캐릭터들은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모두 20대 초반의 밝고 귀여운 인물이다. 자신의 감정선을 오롯이 전달할 만큼 인상 깊은 감정 연기를 선보인 적도 없다. 발성과 표정 연기도 완벽하지는 않다. 작품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많은 비중을 얻기 위해서는 경험과 경력을 더욱 쌓아야 한다. 진정한 연기자로 도약하기 위해 보다 폭 넓은 배역에 도전할 필요가 있다.

그럼에도 조혜정의 행보는 희망적이다. 젤리피쉬는 지난 2015년 배우 매니지먼트 ‘더착한’을 인수 합병해 가수와 배우를 두루 다루는 종합 엔터테인먼트가 됐다. 중견배우 박정수, 이종원을 비롯해 김선영, 박예진 등 배울 점 많은 선배들이 포진해있는 것. 앞선 두 걸음이 도약을 위한 도움닫기였다면, 전속 계약이라는 세 번째 걸음으로 날아오를 때가 됐다. 지금까지 대중의 인식을 조금씩 바꿔온 것처럼, 앞으로도 성찰과 노력으로 부족함을 메워나가며 진정한 연기자로 거듭나길 기대해본다.

/서경스타 양지연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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