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트럼프 정부의 강력한 압박으로 고립된 북한의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과 시리아의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이 최근 축전을 주고받으며 ‘연대’를 과시하고 있다.
북한의 한 매체는 김일성 주석의 105돌 생일(태양절)과 김정은의 노동당 제1비서 및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추대 5주년을 맞아 알 아사드 대통령이 지난 9일 김정은에게 2건의 축전을 보냈다고 11일 보도했다.
아사드 대통령은 태양절 축전에서 “친선적인 우리 두 나라는(중략)…세계의 모든 나라들을 저들의 팽창주의적이며 지배주의적인 정책에 복종시키고 이 나라들의 자결권을 빼앗으려는 열강들의 야욕에 맞서 전쟁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두 나라 인민들은 지난 시기와 마찬가지로 지금도 자결권과 민족적자주권, 나라의 안전과 번영을 위하여 투쟁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미국이 최근 시리아 공군 비행장에 미사일 공습을 단행하고, 이것이 북한에 대한 ‘경고’로 받아들여지는 등 양국에 대한 트럼프 정부의 강도 높은 압박을 인식한 표현으로 보인다.
앞서 김정은은 지난 6일 아사드 대통령에게 시리아 집권당인 바트당(아랍사회주의 부흥당) 창건 70주년 기념 축전을 보냈다. 이는 시리아 정부군의 화학무기 사용 의혹으로 국제적 파문이 일던 시기였다.
김정은은 당시 축전에서 시리아 국민의 ‘정의의 투쟁’에 굳은 지지·연대를 보낸다며 양국의 친선이 ‘반제자주를 위한 공동투쟁’ 속에서 맺어졌다고 언급하는 등 시리아 정부에 힘을 실어줬다.
아사드 대통령도 이에 대한 답전에서 “우리나라가 이 위기를 반드시 승리적으로 극복하도록 격려해주신 데 대하여 사의를 표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미 행정부의 ‘행동주의적’ 대외정책의 대표적 타깃으로 떠오른 두 나라 정상이 연일 축전을 통한 소통으로 반미 공동전선을 재확인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김정일 국방위원장 시절 시리아에 각종 무기제조 기술을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 정권도 시리아의 내전 상황에도 불구하고 대표단 방문 등 우호적인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성윤지인턴기자 yoonji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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