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나마 살아남은 20대 기업의 질도 썩 좋지 않다. 벤처 등 혁신형 창업으로 인증받은 경우는 0.3%에 불과하다. 대신 시장 진입이 비교적 쉬운 생계형 서비스업이 절반을 넘는다. 도소매업이 39.2%, 숙박·음식점업이 24.2%나 됐다. 그렇다고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내는 것도 아니다. 2014~2015년 2년 평균을 내보니 전체 창업기업당 종사자 수는 3.1명인데 20대 기업은 2.3명에 그쳤다. 60대 이상의 2.8명보다 적어 연령대별로도 꼴찌다. 정부가 청년창업을 활성화한다며 온갖 지원정책을 쏟아낸 게 무색할 지경이다.
상황이 이렇게 된 데는 20대 청년층의 특수한 여건이나 규제환경을 고려하지 않은 채 무작정 창업을 독려한 정부의 책임이 크다. 전형적인 예가 푸드트럭이다. 청년창업과 규제개혁의 상징으로 선전했지만 합법화 3년이 다 돼가는 올 2월 현재 전국에서 운영 중인 푸드트럭은 316대에 불과하다. 합법화 당시 등록된 1,409대에 비하면 22% 남짓만 실제 영업을 하는 셈이다. ‘2,000대 이상 창업, 6,000명 이상의 일자리 창출’이 가능할 것이라던 정부의 장담과는 딴판이다.
영업장소 제한 등 규제가 그대로인데 영업이 잘될 리 있겠는가. 이러니 청년창업 정책이 숫자 늘리기에 급급한 탁상행정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것이다. 20대는 학업·병역 등 다른 연령층과 구분되는 현실적 제약이 있다. 자금조달·회수 등 금융접근 기반도 더 취약하다. 전문가 풀을 통한 원스톱서비스 지원 등 20대 맞춤형 창업정책이 필요한 이유다. 무엇보다 규제를 확 풀어야 도전적인 청년창업이 활성화된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