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 장미대선’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서 안보가 중대 변수로 급부상하고 있다. 미국 핵 항공모함 칼빈슨호의 한반도 재전개와 북한의 태양절(4월 15일) 추가 도발 가능성 제기로 실체가 불분명한 ‘4월 한반도 위기설’까지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정치권은 선거에만 매몰돼 안보 위기를 등한시한다는 유권자들의 지적에 대선후보들은 부쩍 ‘안보’ 정책과 노선을 강조하고 있다. 대선 전부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두고 ‘야권 때리기’에 나섰던 범보수 진영은 본격적인 안보 쟁점화에 앞장섰고, 야권 역시 과거에 비해 적극적으로 안보관을 밝히며 사드 찬성이라는 입장 변화까지 보이고 있다. 중도와 보수층 표심을 차지하기 위한 ‘중원 싸움’이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의 움직임이 가장 빨랐다. 문 후보는 11일 국회의장이 주재하고 5당 대표와 대선후보가 참여하는 ‘5+5 긴급안보비상회의’ 개최를 제안했다. 그는 이날 창원컨벤션센터에서 경남 비전 발표 직후 “북한이 6차 핵실험을 강행하면서 핵 도발을 계속하고 고도화해 나간다면 사드 배치가 불가피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드 배치는 차기 정권이 결정할 문제이고 국회 비준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기존 입장에서 변화를 보인 것이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도 ‘사드배치 반대’ 당론을 찬성 쪽으로 바꾸겠다고 선언했다. 안 후보는 이날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간담회 이후 “북핵 문제를 해결하려면 동맹국인 미국과 공조해야 한다고 중국을 설득하겠다”고 언급하며 한미동맹을 강조했다.
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이날 파주 임진각을 방문해 ‘보수 대통합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하는 등 가장 적극적으로 안보 쟁점화를 주도하고 있다. 그는 호소문에서 “지난 좌파정권 10년 동안의 대북정책이 지금과 같은 국가안위의 위기를 초래했다”며 안보를 고리로 야권을 비판했다.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도 이날 방한 중인 우다웨이(武大偉) 중국 외교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를 면담하고 사드 배치의 당위성을 설명하면서 중국의 경제 보복 조치의 정상화를 촉구했다. 유 후보는 지난 5일 안보 공약을 발표해 사드 추가 도입,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 업그레이드, 국방비 증액, 대통령 직속 ‘미래지향형 국방역량 발전을 위한 특별기구’ 설치 제안 등을 약속하며 안보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유 후보도 홍 후보와 마찬가지로 야권 주자들의 안보관을 문제 삼으며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그는 전날 대전·충남 지역 언론과의 간담회에서 “경제는 진보고, 안보는 보수라는 안 후보의 말을 믿을 수 없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박신영인턴기자 sy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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