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방송된 KBS 2TV 월화드라마 ‘완벽한 아내’(극본 윤경아, 연출 홍석구, 제작 KBS 미디어)에서는 강봉구(성준)가 까도 까도 끝이 없는 이은희(조여정)의 실체에 튼튼했던 멘탈이 조각난 심재복(고소영)을 따스히 위로하며 설렘과 힐링을 동시에 선사했다. 기자간담회에서 “제 캐릭터가 키다리 아저씨인데, 앞으로 키가 더 커볼 생각이다”라고 했던 말 그대로였다.
첫사랑 차경우(신현준)는 은희의 돈에 매수당했고, 전남편 구정희(윤상현)는 성공에 눈이 멀어 거짓말을 하는 바람에 가뜩이나 심란한 인생이 더욱 힘들어진 재복. 하지만 재복의 전 직장 상사에서 믿음직한 동료로 거듭난 봉구는 의지할 곳 하나 없는 그녀를 적극적으로 돕고, 늘 같은 자리에서 지켜봐주며 큰 힘을 주고 있다. 모든 미스터리를 홀로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했던 재복에게 든든한 ‘내 편’이 되어준 것.
지난 13회분에서도 하나씩 밝혀지는 은희의 정체에 혼자 심란해하고 있을 재복을 불러내 맥주 한 캔을 내밀며 잠시나마 숨통을 틔워준 봉구. “나 진짜 열심히 살았는데. 나한테 왜 이런 일이 생기는 건지 모르겠다”며 눈물을 흘리는 재복에게 “심재복씨 잘못한 거 없어요. 세상이 더러운 거지. 사람 욕심이 흉한 거고. 잘해왔잖아요. 앞으로도 잘 버틸 거고. 나도 있고”라며 눈물을 닦아줬다. 옆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재복에게 위안을 주는 봉구의 존재감에 앞으로가 기대되는 순간이었다.
은희와 담판을 지으려는 재복에게 나타나 “오늘 1층 아줌마랑 맞짱뜬다 그랬죠”라며 걱정하더니, “그럼, 근처 있을 테니까 여차하면 콜?”이라고 안심시키고, 장난스레 가슴을 탕탕 치며 “내가 그쪽 편. 오케이?”이라는 긴장을 풀어준 봉구. ‘아줌마’, ‘재복 삼촌’이라는 투박한 애칭과 달리, 누구보다 재복을 걱정하고 아껴주고 있음이 느껴지는 대목이기도 했다.
정규직 전환에서 탈락한 재복 몰래 로펌 대표에게 일침을 날리고, 매번 티격태격하지만, 변함없이 곁에서 힘이 되어주며 진짜 다리긴 키다리 총각 봉구의 설렘을 극대화시키고 있는 성준. 돈 많은 여성만 밝히던 과거와 달리, 이상형 하한선에도 미치지 않던 재복을 신경 쓰고, 계속 다가가는 봉구의 스윗한 활약으로 미스터리의 소용돌이 속에서 설렘을 선사하고 있는 ‘완벽한 아내’. 오늘(11일) 밤 10시 KBS 2TV 방송.
/서경스타 문경민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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