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방송된 KBS 2TV 월화드라마 ‘완벽한 아내’(극본 윤경아, 연출 홍석구, 제작 KBS 미디어)에서는 ‘돈 앞에 장사 없다’는 말처럼, 성공에 강한 집착을 보이기 시작한 구정희(윤상현)가 이은희(조여정)의 스토킹을 알고도 모른 척 심재복(고소영)에게 거짓말을 하며 방심하고 있던 시청자들의 뒤통수를 가격했다. 우리는 모두 정희의 거짓말에 속고 있었던 것.
재복에게 ‘3층 작업실 들어가 봐’라는 쪽지를 받은 정희. 작업실 안에서 자신을 몰래 찍은 사진들을 두 눈으로 확인하며 얼어붙었지만, “봤지?”라는 재복의 물음에 “뭐가? 당신 뭐 잘못 본 거 아냐?”라고 잡아떼며 무서운 반전을 선사했다. 하지만 그간 은희의 말과 행동에서 느껴지던 기시감이 그녀가 문은경이기 때문이라는 것을 깨닫자, 꿈속에서조차 스토킹 당하던 기억들을 떠올리며 괴로워했다.
그럼에도 “여기 있는 게 꿈만 같아요. 꿈이라면, 깨고 싶지 않아요”라는 메소드 연기로 은희마저 속인 정희. ‘문은경’이라는 이름 석 자만 떠올려도 스토킹 당했던 기억에 괴롭지만, 언제나 을(乙)의 자리에서 상사에게 구박받고, 아내와 아이들에게 무시당하던 과거로 돌아가지 않기 위해 은희에게 다정한 안부 전화까지 걸며 욕망에 눈이 먼 모습을 선보였다.
은희가 과거 자신의 스토커였던 문은경임을 알면서도 “나 잘할게요. 꼭 잘해서 반드시 성공할게요. 모두가 두려워하고, 모두가 부러워하는 그런 남자 될게요”라고 다짐한 무서운 욕망아재 정희. 과연 그는 은희의 실체를 모두 까발리려는 재복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서경스타 문경민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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