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 대선의 유력 주자인 더불어민주당 문재인·국민의당 안철수 두 후보가 12일 국회에서 만났지만 상반된 이미지를 풍겨 시선을 끌었다.
문 후보는 참석자들에게 적극적으로 인사하며 사교성이 좋은 이미지를, 안 후보는 발표에만 집중하는 모범생 이미지를 보였다. 또 두 후보는 회의장에 나타난 이후 한 차례도 마주 보지 않는 등 신경전을 벌였다.
두 후보와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헌법개정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자신이 준비한 개헌 구상을 발표했다. 공개석상에서 각 당의 대선 후보들이 한자리에 모여 자신의 철학과 공약을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후보들의 등장에 관심이 뜨거웠다.
문재인·안철수·심상정 세 후보는 오후 2시 일제히 참석자들의 박수를 받으며 회의장에 입장했다. 하지만 입장과 동시에 세 후보는 전혀 다른 행동을 보였다.
문 후보는 우선 같은 당 소속 의원들에게 인사를 건넨 뒤 왼쪽 끝에 앉아있는 김원기·김선옥 개헌특위 자문위원단장, 위원들에게 다가가 인사와 함께 짧은 담소를 나눴다. 이후 자유한국당·국민의당·바른정당 의원들에게 인사를 건넨 뒤 회의 시작 직전 자신의 자리로 돌아왔다.
안 후보는 이와 달리 다소 긴장된 모습을 보였다. 출입문에 가까운 같은 당 소속 몇몇 의원들과 짧게 악수만 한 뒤 자신의 이름이 적힌 자리에 앉아 준비한 자료만 응시했다. 주변을 둘러보거나 참석자들과 눈인사를 나누지 않고 발표 준비에만 매진했다. 멀리 앉아있던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가 안 후보가 앉아있는 자리로 와 악수를 청하자 짧게 악수에 응했다.
심 후보는 분주하게 돌아다니며 참석자들과 인사했다. 안 후보 자리로 가는 노 원내대표와 마주치자 미소와 눈인사를 하며 반가움을 표시하기도 했다.
발표 태도도 달랐다. 문 후보는 차분하게 준비된 원고를 보며 읽어 내려갔다. 다른 발표 때와 비슷한 모습이었다. 반면 안 후보는 준비한 원고를 모두 외운 듯 시종일관 정면만 응시했다. 중간에 외웠던 부분을 잊어버려 말을 멈추고 원고를 쳐다보기도 했다.
한편 이날 전체회의에는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와 유승민 자유한국당 후보가 개헌에 대한 입장만 전달한 채 개인일정을 이유로 불참했다.
두 당은 각당 후보가 선출되기 전 ‘대선 전 개헌’을 당론으로 채택하고 개헌 추진에 합의한 바 있다.
/류호기자 rh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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