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선 실세’ 최순실씨 측근 박원오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가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씨의 친분을 내세워 삼성 측에 정유라씨 지원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특검은 이를 들어 삼성이 최씨의 영향력을 알고 있었을 것이라 주장하는 한편, 삼성 측은 전혀 몰랐다며 반박하고 있다.
13일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김진동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 등의 2차 재판에서 황성수 전 삼성전자 전무의 진술조서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박상진 전 삼성전자 대외담당 사장은 2015년 7월 독일에서 박 전 전무와 만나 그에게서 최씨의 영향력에 대해 들었다. 황 전 전무는 “박 전 사장이 독일에서 박 전 전무에게 최순실이라는 사람에 대해 들었다고 했다”며 “최씨가 박근혜 전 대통령과 친자매보다 더 친한 사람으로, 막강한 영향력을 가졌다고 전해들었다”고 진술했다.
박 전 전무는 박 전 사장에게 “최근 문체부 국장이 날아간 일이 있는데 최씨가 그렇게 한 것이다”라며 “최씨의 딸이 마장마술 선수인데, 그를 삼성에서 도와야 한다”고 했다.
황 전 전무는 “용역계약 상대방인 코어스포츠가 처음부터 최씨가 컨트롤하는 회사라는 걸 알았다”고 진술했다. 이어 “정씨 지원을 위해 일명 ‘함부르크 프로젝트’가 시작된 것이다”고 말했다.
삼성 측은 정씨에 대한 승마 지원 문제와 관련해 논란이 일자, 지난해 코어스포츠 지원을 중단하기로 하고 최씨에게 통보했다. 그러나 최씨 측 요구에 따라 추가 지원을 검토했다. 황 전 전무는 “2016년 9월 하순경까지는 대통령도 건재해 있어서 단호하게 끊지는 못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앞선 재판에서 이 부회장 측은 “최씨의 방해로 정씨만 지원하게 됐지만, 처음부터 한 명만 지원하려던 것은 아니며 박 전 대통령의 지시도 지원한 것도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박 전 대통령과 최씨의 관계도 몰랐다고 밝혔다.
이에 특검 측은 “이 부회장의 인식과 실무자급 임원들의 인식을 명확하게 구분해서 입장을 밝힐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변호인 측에 요청했다.
/조은지 인턴기자 ej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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