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때아닌 감자 파동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해 여름 태풍 및 홍수 피해로 일본 감자 생산의 80%를 차지하는 홋카이도의 생산량이 급감하면서 올해 재고가 바닥나 품귀 현상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14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일본 시장 점유율 75%인 1위 감자 스낵업체 가루비는 “지난해 홋카이도에서 발생한 기록적인 태풍 피해의 영향으로 15종의 감자칩 판매를 일시 중지한다”고 밝혔다. 경쟁사인 고이케야 역시 9종의 감자칩 판매를 중단했다. 이 회사는 수입감자가 아닌 국내산 감자만 사용해 상황이 더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는 “두 제조사가 언제 감자칩 판매를 재개할지 확실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감자칩 생산 중단이 현실화되면서 스낵 소매가격도 폭등하고 있다. 통신은 “폭증한 감자칩 수요로 이번주 일본 감자칩 온라인 소매가격이 6배나 급등했다”며 “평소 200엔(약 2,100원) 내외인 가루비의 피자맛 감자칩이 이날 야후재팬 옥션 웹사이트에서 1,250엔에 거래됐다”고 전했다.
통신에 따르면 감자 파동은 감자칩 등 스낵류를 넘어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도쿄 미나토구 아자부에 있는 고로케 전문점은 니혼게이자이신문에 “창고에 보관 중인 감자 재고가 다음달이면 동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시네마현 마쓰에시의 한 정육점은 지난 2월 감자가 들어가는 수제 소고기 고로케 가격을 개당 10엔 인상했다.
업계는 감자 파동이 장기화할 수 있다고 보고 수급 다각화에 전력하고 있다. 가루비 관계자는 “미국 감자 수입량을 늘리고 규슈 남부 생산농가에 예정보다 일찍 수확할 것을 주문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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