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북핵 문제와 관련해 ‘최고의 압박과 개입(Maximum pressure and engagement)’을 가하는 대북전략을 수립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경제적 압박을 통해 북핵을 저지하는 방안을 핵심으로 유지하고 군사행동은 후순위로 미룬 것으로 분석된다.
AP통신은 미국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트럼프 정부가 두 달간의 재검토를 거쳐 대북 전략을 수립했다고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의 6차 핵실험 가능성을 언급하며 “지금의 북한 문제는 ‘불개입’으로 인해 발생한 것”이라며 “이제부터의 초점은 (북한에) 압박을 가하는 데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정부가 재검토 과정에서 북핵 저지를 위해 군사 행동과 김정은 체제 전복 등 초강경 대응 방안은 물론 이와 정반대로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는 방법까지 광범위한 대책을 살폈지만 현 상황에서는 대북 압박을 한층 강화하는 안이 최선이라고 결론 내렸다고 전했다.
트럼프 정부의 대북 정책이 군사적 조치보다는 경제·정치 제재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는 AP통신의 보도는 뉴욕타임스(NYT)의 전망과도 일치한다. NYT는 지난 11일 미국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 앞서 경제·정치적 압박을 강화하고 군사옵션은 장기적으로 검토하는 내용의 대북 접근법을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정부가 최근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대선 공약이었던 ‘중국 환율조작국 지정’ 등을 철회하며 중국에 적극적인 제재 동참을 촉구하고 있는 것도 이 같은 관측을 뒷받침한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통 큰 양보’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끝내 흔쾌히 협력하지 않는다면 오히려 대중 무역·통상 보복과 북한의 국외 자금줄 차단을 위해 북한과 거래하는 제3국, 특히 중국의 기업과 은행을 겨냥한 ‘세컨더리 보이콧’(제3자 제재)을 전격 가동하는 등 독자적인 대북 정책을 펼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그럼에도 북한이 핵·미사일 개발을 계속해서 진전시켜 나간다면 군사 행동 카드를 적극적으로 검토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변재현기자 humblenes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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