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방송되는 KBS2 ‘다큐멘터리 3일’에서는 ‘행복한 어른으로 사는 법 - 서울시 50플러스 캠퍼스’ 편이 전파를 탄다.
■ 100세 시대의 새로운 화두, ‘행복한 어른으로 사는 법’
100세 시대에서 50대는 살아온 만큼의 시간을 더 살아야 하는 나이. 그러나 사회적으론 청년도 아니고 노년도 아닌 까닭에 마땅한 복지 혜택을 누릴 수 없는 나이다. 이 시기 많은 5, 60대들이 ‘은퇴’에 직면하지만 노후의 인생설계를 세운 이들은 많지 않다. 위로는 부모를 봉양하고 아래로는 자식을 부양하느라 스스로를 돌볼 여력이 없었기 때문이다. 현재 서울시에는 이러한 50대들이 21.9%. 1000만 시민 가운데 무려 200만이 넘는다고 한다.
인생의 전환기를 맞았지만 한 순간 삶의 목적을 잃어버린 나이... 앞으로 남은 50년은 ‘무엇을’, ‘어떻게’ 하며 살아가야 하는 것일까? 새로운 인생을 설계하고자 모인 우리시대 50대들의 인생학교, ‘서울시 50플러스 캠퍼스’에서 행복한 어른으로 살아가는 법을 배워보고자 한다.
“청년과 노인들은 복지서비스가 굉장히 많은데, 서울시에 약 200만명이라고 표현되는 50+세대, 즉 베이비부머 세대들은 은퇴 후 제도나 직장의 지원이 없어요. 개인의 준비도 없이 사회에 다시 내몰리게 되는 거예요. 그런 부분들을 미연에 방지하고자 이런 캠퍼스를 만들게 되었어요“
■ 아직 절반 밖에 오지 않은 나이 - 나의 심장은 아직 뜨겁다
한참 일할 수 있는 나이, 은퇴라는 현실적인 장벽에 부딪히자 ‘하나씩 둘씩 사람이 떠난다.’연락이 끊어진다.‘ ’능력은 있지만 써주는 곳이 없다.‘ - 아직 절반 밖에 달리지 않은 인생, 나의 심장은 여전히 뜨거운 데도 말이다. ’서울시 50플러스 캠퍼스‘에서 만난 우리시대 ’젊은 어른‘들의 자화상을 담아 보았다.
“지금까지 해왔던 일만 바라보고 살아왔는데 일에 손을 떼니 사람이 무료해지고 소외감이 들고 친구를 만나던가 어디를 가면 위축이 덜 되는데 아무 것도 없는 상태에선 이렇게 주눅이 드니까... 그래서 나름대로 준비는 많이 했지요. 제빵이나 커피 바리스타 자격증도 다 땄지만 젊은 친구들이 너무 많이 쉬고 있으니 그들에게 갈 일자리마저 없더라고요”
- 최원갑 (62) -
■ ’내려놓기‘에서 시작되는 제2의 삶 ’인생학교‘
‘서울시 50플러스 캠퍼스’의 가장 기초적인 입문 과정 중 하나는 바로 ‘인생 재설계’ 학부의 ’50플러스 인생학교‘다. 이 수업의 목표는 무언가를 얻거나 배우려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내려놓기‘에서 시작된다. 스스로의 나이와 위치가 바뀐 만큼 그에 따른 자신의 자리도 새롭게 재설계해야 할 시점이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선 ’나‘를 먼저 돌아보고 성찰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앞으로 나의 인생, 어떤 그림을 그릴 수 있을까요? 모르겠어요. 답은 없는 것 같아요. 그렇지만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요. 엄마도 아니고 아내도 아니고 며느리도 아닌 ’좋은 사람‘. 좋은 엄마, 좋은 아내가 아니라 ’좋은 사람‘. 이제는 사람 대 사람으로 사는 것을 꿈꾸고 싶어요”
- 이재인 (61) -
■ 서툰 홀로서기, 그들만을 위한 교육프로그램
‘서울시 50플러스 캠퍼스’에서 가장 인기 있는 과목 중 하나는 바로 남성들만 신청 가능한 ‘중년남성 요리교실’이다. 부엌과는 거리가 멀었던 누군가의 아버지들이 가족을 위하여 아내를 위하여 알록달록한 앞치마를 둘러매고 서툰 손맛으로 음식을 담아낸다. 요리 초보들의 어설픈 솜씨지만, 새로운 일상에 도전하는 그들의 홀로서기가 더욱 빛나 보이는 수업이다.
“용기를 가져야 되는데 두려움이 있어서 쉽게 용기를 못 가지잖아요. 그러니까 도전을 못 해보잖아요. 특히 우리 세대는 요리를 배운다고 하면 ’아 창피하게 남자가 거길 뭐 하러 가‘ 하는 관념이 있잖아요. 작은 것이지만 조금씩 도전 해보는 거죠. 그러면 좀 더 큰 것도 무리 없이 할 수 있지 않을까요?“
- 이병두 (63) -
■ 도전하는 50플러스 세대의 보금자리 - 스페이스 힘나
50플러스 캠퍼스 내에 위치한 공유 사무실 ‘스페이스 힘나’는 예비 창업가나 프리랜서, 공익 활동가 등 개인은 물론, 공익 단체 설립을 준비하거나, 창업한지 3년 미만인 팀을 대상으로 50+세대라면 누구라도 입주 신청을 할 수 있는 공유 사무실이다. 업무 공간 및 각종 사무 집기를 지원해주며, 편의시설까지 사용이 가능하다. 특히 개인 간의 자유로운 네트워킹과 협업이 가능하여 50플러스 세대의 교류와 발전을 톡톡히 돕고 있다.
“50.60대 분들이 이렇게 모여서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이 거의 없어요. 50대들의 고충이 뭐냐하면요, 퇴직하고 갈 곳이 없다는 거예요. 처음엔 등산도 가고 그리 하지만 그것도 하루 이틀이죠. 조금 있으면 갈 데가 없는 거예요. 그래서 이런 공간을 정부나 지자체가 많이 만들어 주어야 해요”
- 유대기 (59) -
[사진=KBS 제공]
/서경스타 전종선기자 jjs7377@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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