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한국리서치의 다자구도 대선후보 여론조사에 따르면 문재인 민주당 후보와 안 후보의 지지율 격차는 지난 4월4일 7.3%포인트까지 좁혀진 뒤 8일 곧바로 0.7%포인트(문 후보 37.7%·안 후보 37.0%)까지 추격하며 안 후보의 역전이 눈앞에 있었다. 하지만 서울경제신문이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15~16일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대선 여론조사에 따르면 문 후보는 지지율 42.6%를 기록하며 안 후보와의 격차를 7.0%포인트로 다시 벌리기 시작했다. 다른 여론조사도 비슷한 모습이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조사를 봐도 지지율 격차는 4월 2주 4.0%포인트에서 4월 3주(14~15일) 12.5%포인트로 벌어졌다.
이 같은 상승 동력 부재는 잇따라 발생한 악재 때문으로 분석된다. 안 후보의 국공립 단설유치원 신설 자제 발언, 부인인 김미경 서울대 교수의 채용 논란, 부정적 TV토론 평가 등 지지율을 떨어뜨리는 이슈를 막지 못한 것이다.
지지율 급등 이후 추세를 유지하지 못한 사례는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도 연출된 바 있다. 당시 이 시장은 지난해 말 촛불시위서 강경발언을 쏟아내며 대중의 주목을 받아 12월 2주 갤럽 조사에서 전주 대비 10%포인트 급등한 지지율 18%를 기록한 바 있다. 하지만 과격발언에 대한 비판으로 1월 2주 지지율은 6%포인트나 빠졌고 2월 2주에 그간 상승분을 모두 반납한 지지율 8%로 돌아왔다. 안 지사도 대연정 발언으로 보수층의 주목을 받으며 2월 2주 당시 전주 대비 9%포인트 지지율이 급등했으나 3월 초 원상복귀하기도 했다.
다만 안 후보와 민주당 경선주자들을 동일선상에서 놓고 보기는 어렵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당시 안 지사나 이 시장은 사실상 민주당의 승부 카드라기보다는 흥행 카드로서 평가받는 측면이 강했던 반면 안 후보는 대선 본선에서 범보수와 중도 진영을 아우르는 필승 카드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조직력에 있어서도 안 지사나 이 지사보다는 한 수 위라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따라서 안 후보의 지지율이 조정 국면인지 일시적인 슬럼프 후 반등을 위한 휴지기인지는 공식 선거운동이 본격화한 이번주의 흐름을 봐야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박호현기자 greenl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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