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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의 어머니' 홍은혜 여사 별세

삯바느질로 백두산 도입 자금 모급 앞장서

전몰 장병 돕기, 한국 알리기 등에도 공로

‘바다로 가자’ 등 해군 군가 여러 곡 작곡





해군 창설자인 고(故) 손원일 초대 해군참모총장의 부인 홍은혜 여사가 19일 오전8시4분 별세했다. 향년 100세. 고인은 일평생 해군과 해군 장병, 6·25 전사자 유가족을 위해 헌신해 해군 장병들에게 ‘해군의 어머니로’ 존경받았다.

1917년 경남 마산에서 태어난 고인은 22세 때인 1939년 3월 이화여전(현 이화여대) 음악과를 졸업하고 당시 30세이던 청년 손원일과 결혼했다. 이후 1945년 11월11일 손 제독이 해군의 전신인 해방병단을 창설하고 초대 해군참모총장으로 취임하면서 고인도 한평생 해군을 위해 봉사했다.

고인은 해군 최초의 전투함인 백두산함 구매를 위해 해군 장병의 부인들과 함께 삯바느질로 전투함 구매자금을 모으는 데 앞장섰다. 이렇게 도입한 백두산함은 6·25전쟁 개시와 함께 북한군 600여명을 태우고 부산으로 은밀히 침투하던 북한 수송선을 격침시켜 최초의 해상전투 승전 기록을 남겼다.

고인은 또 해군사관생도들이 일본 군가에 우리말 가사를 붙여 부르는 것을 안타깝게 여겨 ‘바다로 가자’ 등 다수의 해군 군가를 작곡했다.



6·25전쟁 중에는 해군부인회 회원들과 함께 해군병원에서 해군·해병대 부상자들을 돌보고 정전협정 체결 이듬해 서울 동대문구 용두동에 공장과 탁아소·유치원·식당 등을 지어 전사자 가족들의 생계를 도왔다.

손 제독이 5대 국방부 장관을 마치고 초대 서독대사로 부임하자 고인은 ‘한국의 밤’ ‘한국상품 바자회’ 행사를 열고 당시 프랑스에서 활동하던 고(故) 이응로 화백과 함께 한국화 전시회를 개최하는 등 한국 문화와 전통을 유럽에 전파하는 데 앞장섰다. 이런 업적을 인정받아 지난 1983년 신사임당상을 받았고 2009년 손원일 제독 탄신 100주년을 맞아 해군으로부터 공로패를 받았다.

유족으로는 장남 손명원(헤럴드 고문), 차남 손동원(미국 오클랜드시 건축사), 삼남 손창원(개인사업가)씨와 손자 손중식, 손녀 손정희(홍정욱 헤럴드 회장 부인)·숙희·고은·혜은씨 등이 있다.

장례는 가족장으로 치러지며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특 35호)에 마련됐다. 영결식은 이성호 5대 해군참모총장과 공정식 6대 해병대 사령관이 공동장의위원장이 돼 오는 21일 서울아산병원에서 거행된다. 장지는 남편이 안장된 국립서울현충원이다./권홍우기자 hong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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