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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고픈 큰손은 '강남行'…족집게 金씨는 '脫강남'

오피스 시장 엇갈린 행보





강남 오피스 시장을 두고 큰손인 기관투자가들과 개인투자자들이 서로 엇갈린 행보를 보이고 있다. 기관들은 그간 투자 기회가 많지 않았던데다 최근 상대적으로 임대 시장이 좋은 강남권 대형 오피스 빌딩으로 눈길을 돌리는 반면 개인 고액 자산가들이 주로 관심을 가졌던 중소형빌딩 시장은 수익률 하락과 공실 증가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개인들은 강남을 벗어나 수도권 지역으로까지 범위를 넓혀 투자 기회를 찾고 있다.

19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최근 들어 기관들의 강남 지역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지스, 2015년 이후 처음으로 강남 투자

KTB도 삼성동 건물 매입

“포트 분산에 임대차 안정 매력”

기관들, 강남 오피스 투자 관심 ↑



이지스자산운용이 대표적이다. 총 자산운용 규모 기준 부동산자산운용 업계 1위인 이지스는 지난 2015년 6월에 매입한 우덕빌딩(한일시멘트 사옥)을 마지막으로 1년 반 가까이 강남 지역에서 오피스를 사들이지 않았다. 대신 이지스는 지난해까지 종로타워·순화타워·노스게이트빌딩·씨티센터빌딩·수송스퀘어·T타워 등 도심에 위치한 빌딩들과 씨티플라자(옛 동여의도 삼성생명빌딩) 등 주로 강북 지역의 빌딩들을 사들였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강남 지역 오피스 빌딩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현재 서울 서초동 대법원 맞은편에 위치한 ‘마제스타 시티’ 오피스 B동을 미국계 투자가 인베스코와 함께 매입 추진하고 있으며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엔씨타워2(옛 경암빌딩)’의 우선협상대상자로도 선정됐다. 또 그간 강남 지역 오피스 빌딩에 투자하지 않았던 KTB자산운용도 현재 삼성동에 위치한 ‘일송빌딩’의 우협으로 선정되면서 강남 진출을 눈앞에 두고 있다.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지난 몇 년간 신규 공급과 매물이 많았던 도심에 대한 투자가 많다 보니 포트폴리오 분산 차원에서 강남 오피스를 관심 있게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지역에 비해 임대차 시장이 안정적인 점도 이유다. 세빌스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4·4분기 기준 강남권 대형 오피스 시장의 공실률은 9.6%로 2015년 4·4분기 이후 5분기 연속 10% 미만을 기록했다. 도심과 여의도 대형 오피스 시장의 공실률은 15% 안팎이다. 또 최근 강남 지역을 중심으로 공유 오피스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다소 공실이 있는 건물도 공실 해소 전략을 세워 투자자를 유치하고 있다. 최근 KTB자산운용이 사들인 일송빌딩(위워크 유치)과 이지스가 우협으로 선정된 엔씨타워2(패스트파이브 유치)가 대표적이다. 전경돈 세빌스코리아 대표는 “강남은 다른 지역에 비해 임대차 시장이 좋은 상황이며 투자 기회가 흔치 않아 물량이 나오기만 하면 모든 투자자들이 관심을 가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해부터 조금씩 큰손들의 강남 지역 오피스 거래가 살아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세빌스에 따르면 강남권의 대형 오피스 거래는 2013년 8,286억원으로 저점을 찍은 후 3년 연속 1조원대를 밑돌았으나 지난해에 1조7,375억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여기에 최근 기관들이 중소형 빌딩에 투자하는 블라인드 펀드를 잇따라 설정하면서 중소형 자산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강남 중소형빌딩 거래량 줄어

가격 비싸고 수익률 하락 영향

경기 상권 수익률 5%대 물건에 관심

개인들, 천안·오산까지 눈 돌려



반면 개인들은 강남 밖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중소형빌딩 중개업체인 리얼티코리아의 집계 결과 지난해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지역의 중소형빌딩(매매가 500억원 미만) 전체 거래 1,622건(등기이전 기준) 중 강남 지역에서 거래된 건수는 611건으로 전체의 37.6%를 차지했으나 올 1·4분기에는 전체 233건 중 85건으로 36.5%를 차지해 소폭 감소한 반면 경기도 지역에서 거래된 건수는 지난해 12.7%(206건)에서 올 1·4분기에는 17.2%(40건)로 비중이 높아졌다.

원종성 리얼티코리아 상무는 “강남권 중소형빌딩의 경우 가격이 많이 오른데다 수익률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1층 상가들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수익률이 3%대로 내려앉았다”며 “반면 수원이나 인천 등 경기도 지역 핵심상권의 중소형빌딩은 수익률이 5% 이상 나오는 경우가 있어 강남 외 지역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고 전했다. 일부 투자자의 경우 천안이나 오산에 위치한 매물까지 찾고 있다. /고병기기자 staytomorro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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