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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래관광객 2,000만시대 갈 길은]대만, 동남아人 유치로 中리스크 줄여...'LH 전략'이 답이다

<상>'다변화'로 관광정책 재편해야

변수 큰 中 의존도 줄이고

성장성 높은 국가에 주목

유치목표도 국가별 세분화

베트남 '한국문화관광대전'

러시아 의료관광 홍보 등

관광공사, 현지마케팅 주력

최근 베트남에서 열린 ‘한국문화관광대전’ 행사를 현지 시민들이 둘러보고 있다.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카자흐스탄의 경제중심지인 알마티에서 오는 21일까지 열리는 ‘2017 카자흐스탄 국제관광박람회(KITF)의 ‘한국의료관광홍보관’은 현지 관람객들로 연일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이 부스는 세계적인 서비스 수준을 자랑하는 한국 의료관광을 홍보하기 위해 한국관광공사가 특별히 마련한 곳. 관광공사는 중국의 ‘사드 보복’에 따른 한국 관광시장의 타격이 장기화하면서 이처럼 중국 이외 지역의 외래관광객을 늘리고 틈새 관광상품을 발굴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외래관광객 2,000만명 시대를 맞은 한국 관광산업의 갈 길은 중국 의존도를 줄이고 관광객 유치 대상국을 다변화하는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공사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한국을 찾은 외래관광객 1,700만명 중 중국 관광객의 비중은 47%나 된다”면서 “중국 시장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의 관광산업 구조를 바꿔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유커 ‘반토막’…‘LH전략’으로 전환해야=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결정 이후 중국은 한국 저가 여행상품 규제를 포함해 단체관광객 전면금지라는 고강도 제재에 들어가며 한국을 압박했고 이에 한국 관광시장은 직격탄을 맞았다. 실제 중국이 한국 단체 여행상품 판매 전면금지 조치를 내린 지난달 15일 이후 방한 중국 관광객 감소율은 그동안 우려했던 ‘절반’을 넘어섰다. 문화체육관광부의 잠정 집계에 따르면 지난 3월20~31일 한국을 찾은 중국 관광객은 8만3,000여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24만명에 비해 66%가량 줄어들었다.

그간 우리 정부는 중국 관광객 급증으로 유커 유치에 사활을 걸었다. 수적 우세를 앞세운 중국 관광객이 한국을 방문하면서 관광 관련 산업에서 매출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국 시장은 사드라는 정치적 변수에 민감하게 반응했고 기회였던 중국 변수는 위기로 변했다. 결과적으로 중국 시장에 대한 우리 정부의 전략은 HH(High risk High return)였던 셈이다.

이에 업계 안팎에서는 정치적 변수에 민감하지 않으면서 성장 가능성이 높은 국가의 관광객을 유치하는 LH(Low risk High return) 전략에 집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LH 전략을 활용해 다변화 정책을 편 대만이 우리와 비슷한 위기를 겪었지만 이를 슬기롭게 극복했던 점을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대만의 경우 차이잉원 정권이 양안 컨센서스 ‘92공식(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되 양측이 각자의 해석과 명칭을 사용한다는 합의)’을 공식 인정하지 않으면서 촉발된 중국과 대만 간 갈등으로 대만을 방문하는 중국 관광객 수가 29%나 감소했으나 중국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신남향정책’으로 전환한 대만 정부의 노력으로 반전의 계기를 만들어냈다.

뒤늦은 감이 있지만 우리 정부도 다변화 정책을 확대하고 있다. 우선 과거 동남아 등 지역별로 세웠던 관광객 유치목표를 국가별로 세분화하고 인천·김해공항에서 환승해 제주도로 입국하는 동남아 단체관광객에 대해 5일간 무비자 입국을 허용하기로 했다.



정창수(오른쪽)한국관광공사 사장이 지난 12일 서울 종로구의 한 식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중국발(發) 관광위기 대응책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다변화 효과는 현장에서 나온다= 우리 정부는 다변화 정책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중국 외 국가에서 다양한 유치 활동을 벌이고 있다. 최근에는 베트남에서 관광공사 주최로 한국문화관광대전을 열었다. 베트남은 관광객이 지난 3월 한달간 전년동기 대비 60% 증가하는 등 올해 3월까지 전년동기보다 약 40% 늘면서 관광시장 다변화의 핵심 지역으로 부상하고 있는 곳이다.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서 한국·베트남 수교 25주년을 기념하고 한국 문화관광의 다양한 콘텐츠를 현지에 소개하기 위해 마련된 이번 행사에는 현지 소비자 10만명이 참여하는 등 한국에 대한 관심이 예상보다 컸다. 하노이의 관광지이자 최대 번화가인 호안끼엠 호수 리타이또 공원에서 펼쳐진 행사에서는 베트남 최대 여행사인 비엣트래블 등 6개 주요 현지 여행사들과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제주항공 등이 참가해 방한 여행상품 및 항공권 특별판촉을 동시에 진행했다.

문화뿐 아니라 의료관광 홍보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관광공사는 지난달 모스크바에서 개최되는 러시아·CIS권 최대 규모 관광박람회인 모스크바국제관광박람회(MITT)에 참가해 러시아 관광업계 및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평창동계올림픽과 한국 의료관광 홍보활동을 전개했다. 2015년 전체 방한 외국인 환자 중 러시아 환자 규모는 2만856명(3위), 진료수입 규모는 792억원(2위)으로 나타났으며 경제회복이 가시화되는 올해부터는 개별 환자들과 의료 에이전시들의 한국행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관광공사가 ‘2017 카자흐스탄 국제관광박람회(KITF)’에 참가해 한국 의료 서비스의 우수성을 홍보하고 의료관광 상담활동을 벌이는 것도 중앙아시아 의료관광 시장 개척을 위한 노력이다. 관광공사 주관으로 운영되는 ‘한국의료관광홍보관’에는 역대 최대 규모인 국내 의료기관 20개소와 유치업체 5개소, 관광업체 등 총 37개 기관이 참여해 내방객 대상 의료관광 비즈니스 상담 및 다양한 한국 의료관광 상품 소개 등을 진행하고 있다. 공사 관계자는 “올해 7월 신규 개설 예정인 카자흐스탄 알마티 홍보사무소를 통해 국내 의료업계의 중앙아시아 의료관광 마케팅 기회를 제공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성규기자 exculpate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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