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오페라 70주년을 앞둔 올해 국내 오페라 무대의 키워드는 한 마디로 이종교배다. 국립무용단의 ‘향연’ ‘묵향’ 등을 성공적으로 연출했던 디자이너 정구호, CF계의 스타감독으로 꼽히는 채은석 감독 등이 처음으로 오페라 연출에 도전하며 ‘종합예술작품’으로 꼽히는 오페라 무대를 더욱 풍성하게 장식한다.
무악오페라(옛 연세오페라단)가 제8회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 개막작으로 선보이는 ‘토스카’는 CF계의 스타감독으로 꼽히는 채은석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채 감독은 LG텔레콤(현 LG유플러스)의 ‘019 아빠빠빠’ CF로 이름을 알렸고 ‘비열한 거리’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등 감각적인 영화 트레일러를 선보인 것으로도 유명하다. 채 감독은 오페라를 처음 접하는 관객도 스토리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무대를 이중구조로 꾸며 장면을 자연스럽게 연결하는데 집중하는 동시에 CF 감독 특유의 감각적인 미장센을 무대 위에 구현할 계획이다. 이번 작품은 다음달 12~14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한다.
감각적인 무대 연출로 젊은 층을 전통춤 공연으로 끌어들였던 디자이너 정구호도 처음으로 오페라 연출에 나선다. 국립무용단과 함께 ‘향연’ ‘묵향’ 등을 성공적으로 연출하며 ‘전통에 모더니즘을 입혔다’는 평가를 받았던 정 감독은 국립오페라단의 2018 평창동계올림픽대회 성공 기원 특별공연으로 열리는 야외오페라 ‘라트라비아타’의 연출을 맡았다. 특히 정 감독은 이번 무대에서 ‘라트라비아타’의 배경이 된 18세기 프랑스 귀족문화를 같은 시기 조선 정조시대의 양반문화로 재해석해 한국적 아름다움이 묻어나는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국립오페라단은 정구호 연출의 ‘라트라비아타’를 오는 8월 25~26일 서울 올림픽공원 내 88잔디마당에서 선보이는데 이어 내년에는 강릉 올림픽파크 내 올림픽아트센터를 시작으로 지방은 물론 해외에서도 선보일 계획이다.
/서은영기자 supia927@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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