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발 앞서 20일 극장가에 개봉한 ‘더 플랜’은 엄밀히 말해 다큐멘터리다. 김어준 총수를 필두로 ‘프로젝트 부(不)’라는 타이틀 아래 기획된 다큐멘터리 3부작 중 첫 번째에 해당한다. ‘더 플랜’은 지난 2012년 18대 대선의 충격적인 비밀을 예리하고 심층적인 시각으로 파헤쳐간다. 영화는 당시 대선 상황과 결과에 대한 의심으로 시작한다. 18대 대선의 개표 당시 공표가 나기도 전에 방송으로 대선 결과를 알린 2500건의 사례를 발견하고 상식적으로 이해가지 않는 순서를 역추적 해간다.
작은 의구심에서 비롯된 이 검증과정에서 제작진은 놀라운 사실을 발견한다. 당시 1300여대의 전자 개표기에서 토해낸 미분류표가 3.6%(112만여 표)로 나왔고, 분류표에서 나타난 박근혜, 문재인 후보의 표차보다 미분류에서의 두 후보의 표차가 훨씬 큰 격차를 보였다. 한국, 미국, 캐나다, 유럽 등 다양한 국가의 전문 수학자, 컴퓨터 공학자, 통계학자, 변호사, 해커들이 밝혀낸 해당 비율은 1.5:1이었다. 전국구에서 모두 이 같은 비율이 나온 것은 우연의 일치라고 하기엔 통계학적으로 말이 되지 않는다. 게다가 유사 전자개표기로 진행한 모의 해킹이 간단하게 성공(?)해 어떠한 ‘플랜’을 더욱 의심케 만든다.
‘더 플랜’은 이러한 검증을 통해 대한민국의 현 개표 시스템이 가질 수 있는 치명적인 오류와 문제점을 제기한다. 그리고 결국, 앞으로도 얼마든지 반복될 수 있는 이 같은 상황을 경계하며 근본적인 개선을 촉구한다.
26일 개봉하는 ‘특별시민’은 현 서울시장 변종구(최민식)가 차기 대권을 노리고 최초로 유일무이하게 3선 서울시장에 도전하는 치열한 선거전을 다룬다. 영화는 인간의 욕구 중 무시무시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권력욕’에 초점을 맞춘다. 이 영화는 ‘당선’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정치인 변종구의 야심을 집중적으로 그리며 모순된 태도를 일삼는 국회의원들과 네거티브 선전으로 피 튀기는 선거판의 현실을 꼬집는다.
달변가이면서 전략적이고 탁월한 리더십과 쇼맨십을 갖춘 변종구는 이면으로 권력을 얻기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위험한 인물로 그려졌다. 현실 정치인들의 부패한 민낯을 블랙코미디를 곁들여 전하는 ‘특별시민’은 치열한 ‘선거전쟁’의 진면목을 다시금 생각해보는 기회를 제공한다.
‘더 플랜’은 다큐멘터리로써, ‘특별시민’은 드라마 장르로써 각각 다른 초점의 이야기를 전하지만 결국 하나의 주제를 관통한다. 특정 행위와 결과를 있는 그대로만 받아들이지 말자는 것. 이제 5월 9일까지 3주가 좀 안되게 남았다. 중간 점검으로, 국민의 판단을 ‘현혹’시키는 존재(사물 혹은 사람)가 있지는 않은지 경계하는 과정이 필요해 보인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국가란 국민이다’라는 대한민국 헌법 제1조 2항의 의무를 가지고 투표에 임할 시점에서 말이다.
/서경스타 한해선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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