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의 목소리를 듣고 국왕을 도와 백년전쟁에 뛰어들었지만 이단 판정을 받고 화형당한 잔 다르크와 유럽 대륙 중심부에 거대한 왕국을 건설하겠다는 야심을 품었던 부르고뉴 공작들, 세계를 아우르는 기독교 제국을 꿈꾼 카를 5세와 강력한 왕조국가를 만들기 위해 여성 편력도 마다하지 않은 헨리 8세. ‘근대는 어떻게 형성되었나’라는 질문에 끊임없이 답하고자 애쓰는 서양사학자인 저자는 이번엔 중세 말과 근대 초 유럽 세계를 살았던 인물들에 집중했다.
‘주경철의 유럽인 이야기’ 제1권은 잔 다르크부터 마르틴 루터까지 유럽의 근대를 연 여덟 인물의 내밀한 이야기를 전한다. 역사의 물결 속에서 시대의 흐름을 가속화시킨 역사 속 주인공들. 영리하면서도 몽매했고 열정적이면서도 고뇌했던 그들의 삶을 통해 마치 한편의 영화를 보듯 꿈과 고통, 열정과 좌절이 가득했던 근대 유럽 세계를 만날 수 있다.
저자의 탁월한 글솜씨로 빚어낸 드라마틱한 전개와 인물에 대한 재치 있는 해석은 복잡하고 어지럽게 얽힌 근대 유럽 세계를 흥미롭고 명쾌하게 그려낸다. 역사 속 다채로운 인물의 삶을 통해 근대 세계에 대한 풍성한 그림을 얻을 수 있을 뿐 아니라, 활력 넘치는 근대 유럽을 생생히 경험할 수 있다. 1만8,000원
/박성규기자 exculpate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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