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정부 시위로 정치적 혼란이 가중되고 있는 베네수엘라 정부가 미국 최대 자동차업체 제너럴모터스(GM)의 현지공장을 몰수했다.
2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은 미국 GM 본사 관계자를 인용해 베네수엘라 정부가 전날 발렌시아 지역에 위치한 GM 공장과 차량 등을 몰수했다고 보도했다. GM 현지 법인은 베네수엘라에서 지난 35년간 점유율 1위를 굳건히 지켜왔다. GM 측은 “이번 몰수는 2,678명의 근로자와 3,900명을 고용한 79개의 딜러들에게 회복할 수 없는 피해를 줄 것”이라며 “불법적인 자산 압류인 만큼 우리의 이익을 지키기 위한 모든 법적 수단을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GM 베네수엘라 법인은 몰수 조치 이후 운영을 중단한 상태다.
미 국무부는 “공장 몰수의 세부사항을 검토하고 있다”며 “베네수엘라 정부가 신속하고 투명하게 이번 사태를 풀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베네수엘라의 다국적 기업 몰수 왜?
21세기형 사회주의 이루려 몰수에 집중
美 국무부 “사태 조속히 해결돼야” 촉구
베네수엘라는 고(故) 우고 차베스 대통령의 집권 이후 20년간 1,400여개 기업의 공장과 자산을 몰수해 왔고, 이 가운데 상당 기업은 문을 닫았다. 국내 일자리 창출을 위한 수단으로 다국적 기업 유치가 가장 효과적인 수단임에도 불구하고 베네수엘라 정부가 아랑곳하지 않는 이유는 차베스 전 정권에서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으로 이어지는 좌파 정부가 ‘21세기 사회주의 혁명’이라는 목표를 내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특히 미국의 다국적 기업을 베네수엘라 경제 붕괴의 원인으로 지목하며 비난을 퍼붓고 있다.
지난해 7월 미국의 개인 위생용품업체 ‘킴벌리 클라크’가 현지 생산을 중단하자 베네수엘라 정부는 생산시설을 압류하고 자체 생산을 계속했다. 지난 2007년 우고 차베스 정부 때는 미 최대 석유회사 ‘엑손모빌’이 베네수엘라 국영석유회사와 합작 제의를 거부하자 유전 개발 시설을 압류하기도 했다. 세계은행이 지원하는 중재 패널에 베네수엘라 정부를 상대로 불법 자산 압류소송을 제기한 다국적 기업은 25개에 달한다. /박홍용기자 prodig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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