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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 대선 사흘 앞두고 'IS 테러'에…좌佛안석

마크롱·멜랑숑 좌파성향 질주 속

반이슬람 내세운 우파에 호재 가능성

"경찰 1명 사망…공권력이 또 당했다"

르펜 위터에 부동층 표심 몰이

범인은 佛 조직원…현장 사살

다른 한 명은 벨기에서 자수

프랑스 대선 1차 투표를 불과 사흘 앞둔 20일(현지시간) 수도 파리의 심장부 샹젤리제 거리에서 경찰을 겨냥한 테러가 발생해 혼전을 거듭하는 프랑스 대선에 막판 변수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조직인 ‘이슬람국가(IS)’가 사건 직후 테러의 배후임을 자처한 가운데 최근 지지율이 주춤했던 극우파 마린 르펜 후보는 이번 사태를 불쏘시개로 삼아 표심 결집을 노리고 있다.

프랑스 내무부에 따르면 테러는 오후9시 무렵 파리 최고 중심가인 샹젤리제 거리 대로에서 발생했다. 범인은 차량을 이용해 경찰 밴 옆으로 접근한 뒤 차에서 내려 순찰 차량을 향해 자동소총을 발사했다. 테러범의 총탄에 차 안의 경찰관 한 명이 숨졌고 범인이 차량을 버리고 도주하는 과정에서 또 다른 경찰 두 명이 심각한 부상을 당했다. 범인 중 한 명은 경찰관 총에 맞아 그 자리에서 숨졌으며 다른 한 명은 이튿날 벨기에 안트베르펜에서 경찰에 자수했다.

사건 직후 IS는 “우리 조직원의 소행”이라며 이례적으로 신속히 범행 사실을 시인했다. 현지 일간 르파리지앵과 AP통신 등은 사망한 범인이 중동계로 추정되는 프랑스 국적의 39세 남성 카림 쉬르피라고 전했다. 프랑스 정보기관은 최근 그를 잠재적 이슬람 극단주의자로 분류한 바 있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긴급대책 회의 뒤 기자회견에서 “이번 사건을 테러로 확신한다”며 “대선이 안전하게 치러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테러로 무엇보다 주목되는 것은 프랑스 유권자의 30% 이상에 달하는 부동층의 표심이다. 선거를 사흘 앞두고 발생한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테러가 막바지 판세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프랑스에서는 지난 2015년 이후 200명 이상이 테러에 희생되면서 극우파 후보가 급부상하고 60여년의 양당 체제가 무너지는 등 정치판의 물줄기 자체가 바뀐 상태다.



주요 언론들은 대선에 미칠 파장을 속단하기 어렵다면서도 이번 사건이 반이슬람 정책과 이민 통제를 핵심 공약으로 내세운 르펜 국민전선(FN) 후보와 이슬람 테러 박멸을 공약한 중도우파 프랑수아 피용 공화당 후보에게 호재가 될 가능성을 제기했다. 르펜과 1위 다툼을 벌이는 중도좌파의 에마뉘엘 마크롱 후보와 극좌파 장뤼크 멜랑숑 좌파당 후보는 외교안보를 핵심 정책으로 삼지 않고 있다.

실제로 르펜은 테러 직후 트위터를 통해 “공권력이 또 당했다. 나는 이들 곁에 서 있을 것”이라고 밝히며 최근 주춤했던 지지율 끌어올리기에 나섰다. 프랑스 여론조사기관 엘라브가 테러 전 실시해 21일(현지시간)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 르펜의 지지율은 이전 조사보다 1.5%포인트 하락한 21.5%로 24%를 기록한 마크롱 전진당 후보에게 뒤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유럽 주요 대테러 전문기관들은 런던 테러 발생 이후 한 달도 안 돼 이번 사태가 발생한 점을 주목하며 설 자리를 잃어가는 IS가 ‘일상의 공포’를 자극하는 도심 테러를 일종의 생존전략으로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파리 시민들에게 애도를 표하면서 “강하고 방심하지 말아야 한다. 이 사건은 또 한 번의 테러일 뿐 결코 끝이 아닐 것”이라고 밝혔다. /김희원기자 heew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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