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와 전업 작가를 포함해 사진 촬영에 빠져 살아온 기간만도 무려 45년. 사진공모전 수상 횟수는 70개국에서 총 3,206회.
이 놀랄 만한 기록을 남긴 주인공인 사진작가 임일태(75·사진)씨는 세계기네스협회(미국)에서 사진공모전 최다 수상기록을 인정받아 오는 26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세계 기네스 인증서를 받을 예정이다.
임 작가는 24일 “사진에 대한 열정과 열의가 없었다면 여기까지 올 수 없었을 것”이라며 수상 소감을 미리 밝혔다.
임씨는 지난 2011년 걸린 중풍으로 거동이 불편했지만 사진 이야기가 나오자 목소리에 힘이 들어갔다. 전북 완주군 고산면에 거주하는 임 작가가 사진의 세계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것은 1990년. 이전까지 20여년간 일했던 초등교사를 그만둔 후 지금까지 사진작가로 외길 인생을 걸었다.
“그때는 초등교사를 하다 보니 세상 밖 생활을 잘 몰랐지. 그런데 1972년부터 취미로 주말마다 사진을 찍으러 국내 이곳저곳을 돌다 보니 이 세계가 너무 매력 있고 재밌는 거야. 취미로 시작한 사진이 내 인생 2막이 될지는 꿈에도 몰랐지.”
1981년 ‘남편이 아내에게 서비스하는 장면’을 주제로 한 모 잡지의 공모전에서 ‘대상’을 타고 당시 부상으로 14인치 컬러텔레비전을 받은 것이 사진작가로 전업한 결정적 계기가 됐다. 당시 같은 교사였던 아내에게 어렵게 승낙을 받았다.
초기에는 대한민국의 사계절은 물론 산과 계곡·바다·동물·식물 등 모든 것이 그의 피사체였다.
하지만 점차 그가 주목한 것은 주로 새 종류였다. 이 때문인지 그가 지금까지 받은 수상작품의 주제도 새가 가장 많다. 임 작가는 “새의 날갯짓과 고운 색상 등을 보면 황홀하다”며 “특히 순백의 ‘백로’에게서는 꼿꼿함과 순결함 등을 엿볼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과 싱가포르·태국·말레이시아 등 사진 촬영을 위해 찾은 외국만도 10여개국에 달하는 등 세계 기네스 도전을 위해 그가 쏟아부은 돈은 2억5,000만여원에 이른다. 그가 받은 메달과 상패는 그의 집 거실 벽면을 모두 채우고도 남아 라면 박스 5개 분량의 수상 기념물은 옥상에 올려져 있다.
임씨는 “좋은 작품을 찍기 위해서는 밤을 꼬박 지새우는 등 모든 정성과 노력을 쏟아야 한다”면서 “이제는 여한이 없는 만큼 여생은 후진 양성에 주력하며 살아가겠다”고 말했다. /완주=김선덕기자 sd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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