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오전 11시 서울 강남구 CGV압구정에서는 영화 ‘대립군’(감독 정윤철) 언론배급시사회가 개최됐다. 이날 자리에는 정윤철 감독, 배우 이정재, 여진구, 김무열, 이솜, 박원상, 배수빈이 참석했다.
‘대립군’은 임진왜란 당시 ‘파천’(播遷)한 아버지 선조를 대신해 왕세자로 책봉되어 ‘분조’(分朝)를 이끌게 된 ‘광해’와 생계를 위해 남의 군역을 대신 치르던 ‘대립군’(代立軍)의 운명적 만남을 그렸다.
이날 영화를 연출한 정윤철 감독은 감동 드라마 ‘말아톤’, 코미디 ‘좋지 아니한가’, 한 남자의 드라마 ‘슈퍼맨이었던 사나이’ 등 다수의 현대극으로 연출 두각을 드러내왔다. 이번 영화로 사극을 선보이는 것에 대해 정 감독은 “여진구가 성장한 왕의 연기를 보여주기 위해 노력을 많이 했다”라며 “현재 연기에 고민이 많아 중학교 시절로 돌아가서 연기하려 했다”고 광해 역을 맡은 여진구의 연기 성숙 과정을 설명하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정 감독은 잠시 현 시국에 ‘대립군’을 빗대 고찰하기도 했다. 그는 “지금까지 그런 고민을 하지 않았던 리더들이 있었던 것 같다. 이번에는 그런 리더가 나왔으면 한다”고 이번 영화를 통해 깨달은, 앞으로 현실에서 나타났으면 하는 리더상을 언급했다. 여기에 정 감독은 특별히 전 촬영을 올 로케로 진행한 당시를 떠올리며 “모든 출연진이 고생했다. 세트를 통해서도 표현할 수 있었겠지만, 실제 분조 상황에서 왕은 백성들과 밖에서 함께하기 때문에 감정을 실감 나게, 소중하게 그리고 싶었다. 산꼭대기, 들판 등을 다니면서 아마 한국영화에서 이렇게 많이 야외에서 찍은 영화가 드물겠다 싶을 정도로 전국 올 로케이션으로 촬영했다”고 작품의 리얼리티를 담기 위해 노력한 점을 언급하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특히 그는 “2년 전 영화를 제작하던 초창기에 국민들도 그렇고 저도 많이 울적하던 시기였다. ‘대립군’에서는 임금이 백성을 버리고 도망간 상황을 그렸다. 광해가 고난을 겪으며 성장하는 과정을 그리면서 올바른 리더상을 보이고 싶었다. 대선 전에 보이고 싶었던 영화다. 이 영화의 뜻이 잘 전달되기를 바란다. 아울러 이 영화는 리더십 말고도 ‘백성들이 왕을 만든다’는 백성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도 담겼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극 중 대립군의 수장 토우 역을 맡은 이정재는 “처음에 닥쳤을 때 풀어야 할 숙제는 외적인 면모였다. 헤어와 분장에 난이도를 들여 신경을 썼다. 스태프 분들께서 너무나 잘 도와주셔서 토우가 산에서 사는 사람처럼 잘 나온 것 같다”고 실감 나는 당대 인물을 그리려 노력한 점을 떠올렸다.
더불어 이정재는 “촬영하면서 화장실도 많이 가는데, 국립공원에서 촬영하느라 화장실이 없어 차를 타고 많이 내려가서 해결하기도 했다. 화장실 앞에 관광객들이 많이 계셨는데 피 칠갑을 하고 있는 내 모습을 보고 많이 놀라시더라”고 사극 장르를 촬영하며 인상적인 경험담을 들었다. 그는 “사극에서의 액션이 맨 주먹 액션보다 위험하긴 하다. 검이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졌어도 위험성이 있다. 그러다 보니 액션의 동작이 사극에서는 다들 비슷하게 되더라. ‘대립군’에서는 좀 더 사실 같은 검의 전투장면을 찍었으면 좋겠다고 무술팀, 감독님과 상의해서 촬영했다”고 사극 장르에 또 한 번 도전하며 선보이는 과격한 액션 장면을 언급했다.
이정재는 특별히 여진구와 호흡을 맞춘 소감으로 “광해는, 처음과 끝이 달라지는 모습을 담는 인물이기 때문에 감독님과 셋이서 많이 상의했다. 배우들과 소주 한 잔 하면서 솔직한 의견을 내놓는 자리를 만들기도 했다. 생각보다 여진구가 술을 잘 마시더라. 후반에 들어서도 많이 뭉쳤다. 연기적으로 호흡이 잘 맞았다”고 말했다.
이정재는 앞서 ‘관상’(감독 한재림)에서 수양대군 역을 선보이며 유사한 이야기의 사극을 소화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이번에도 상대를 제압해야한다는 지점이 있긴 하다. 고민을 많이 하면서 외모라던가 말투 등을 많이 바꾸려 했다”고 캐릭터를 표현하는 데 신경 쓴 부분을 강조했다.
여진구는 명나라로 파천한 아버지 선조를 대신해 분조를 이끄는 어린 왕 광해 역을 맡았다. 여진구는 “실제로도 왕처럼 많이 에스코트를 받으며 촬영할 수 있었다. 선배님께서 많이 챙겨주셨다. 가마를 타는 장면에서도 저에게 신경을 많이 써주셨다”고 말했다. 이에 박원상은 ”가마를 타기 전에 별로 안 먹겠다더니 막 먹고서 가마를 타더라“고 말해 현장에 웃음바다를 만들었다.
이어 여진구는 ”선배님(이정재)과 연기할 때 토우 역할이 워낙 세서 너무 무서웠다. 칼 찬 아저씨가 와서 위협해서 무서웠다. 하지만 후반으로 가면서 든든한 친형 같은 느낌이 들더라“고 이정재와 함께 연기한 소감을 전하며 ”연습했던 것처럼도 연기 해보고 즉흥적으로 연기해보며 선배님과 많이 함께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대립군의 야심가 곡수로 분한 김무열은 이번에 활을 능수능란하게 쏘는 액션 연기로 활약한다. 그는 “액션 스쿨에서 많은 연습을 했다. 시간 날 때마다 실제 활을 쏘면서 연습을 했다”고 노력 과정을 설명하면서 “‘최종병기 활’에서는 활이 쏘고 싶었는데, 이번에는 칼을 쓰고 싶더라. 이정재 씨가 멋있어 보이더라”고 지난작 ‘최종병기 활’ 속에서의 모습과 이번 작품에서의 모습을 비교 언급했다. 김무열은 “남의 인생을 대신 살았던 사람들이 자기 인생을 살게 된다. 이 영화를 통해 근본적인 질문을 전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영화의 의미를 뜯어 살피기도 했다. 광해의 의녀 덕이 역의 이솜은 ”스태프분들과 배우분들이 많이 고생한 작품이다. 많이 기대해달라“고 당부했다.
박원상은 대립군의 정신적 지주 조승 역을 연기해 눈길을 끈다. 그는 “대한민국에서 아마 액션을 잘 하는 배우는 배수빈이 아닐까 싶다. 예고편이 굉장히 잘 나왔다”고 배수빈의 액션 연기를 극찬했다. 또 그는 “대립군은 수직 관계가 아닌 수평적인 관계로 그려진다. 살아서 돌아온다는 보장이 없어서 죽을 고비를 함께 넘기며 본능적으로 토우를 믿고 의지하게 된다. 뭐니뭐니해도 배수빈의 액션 연기가 대단하다”고 ‘기-승-전-배수빈’으로 재치있게 작품을 파헤쳤다.
이에 광해의 호위무사 양사로 분한 배수빈은 “리얼한 터치를 했기 때문이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특히 정 감독은 “실제로도 의도치 않게 터치한 때가 많았다”고 덧붙여 웃음을 자아냈다. 마지막으로 그는 “지금 현대 사회의 정규직, 비정규직 이야기까지 담겨 있으니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영화의 관람을 독려했다.
한편 ‘대립군’은 조선 역사상 가장 참혹한 전쟁으로 기록된 1592년 임진왜란과 2017년 혼돈의 대한민국을 관통, 깊은 울림으로 관객들을 사로잡을 전망이다. 5월 31일 개봉.
/서경스타 한해선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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