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오후 2시 서울 성동구 행당동 CGV 왕십리에서는 영화 ‘석조저택 살인사건’(감독 정식, 김휘) 언론배급시사회가 개최됐다. 이날 자리에는 김휘 감독, 배우 고수, 김주혁, 문성근, 박성웅이 참석했다.
‘석조저택 살인사건’은 해방 후 경성, 유일한 증거는 잘려나간 손가락뿐인 의문의 살인사건에 경성 최고의 재력가와 과거를 모두 지운 정체불명의 운전수가 얽히며 벌어지는 서스펜스 스릴러.
이날 영화를 연출한 김휘 감독은 “원작이 가진 재미를 훼손하지 않고 영화로 옮기고 싶었다. 편집 과정에서도 원작이 가지고 있는 이야기 틀을 잘 옮기려고 했다”고 영화를 만들면서 가장 신경쓴 부분을 언급했다. 이어 김 감독은 “원작에서와 달리 주인공 캐릭터에 연인에 대한 이야기를 추가적으로 넣었다. 원작이 발표될 당시에는 충격적인 내용일 테지만 요즘에는 많이 나오는 소재이긴 하다. 새로운 느낌을 주기 위해 많이 노력했다”고 말했다.
‘석조저택 살인사건’의 원작은 빌 S. 밸린저의 대표작 ‘이와 손톱’이다. 이번에 한국에서 영화화하며 원작 제목을 크게 변경한 부분에 대해서 김 감독은 “작품을 사건에 집중시키고 싶었다. 그런 제목을 논의하다보니 실제로 원작에 석조저택에서 살인사건이 있는 부분이 있더라. 그래서 그 부분을 끌어왔다”고 밝혔다. 여기에 그는 “해방 직후에 사회생활을 들여다 볼만한 부분은 남도진의 대사 등으로 담아냈다”고 해방직후의 상황을 어떻게 그려냈는지 설명했다.
김휘 감독은 2012년 ‘이웃사람’부터 2013년 ‘무서운 이야기2’, 2015년 ‘퇴마: 무녀굴’까지 연출을 맡아오며 스릴러 장르에서 두각을 드러내왔다. 그는 “원작에서 각색으로 넘어오는 과정에서 후반에 긴장감을 더 주기 위해 캐릭터를 더욱 풍성하게 표현했다. 그 점이 원작과 다르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극 중 고수는 정체불명의 운전수 최승만 역을 맡아 연기했다. 고수는 “아침에 일어나서 잘 때까지 카드가지고 장난하면서 마술 연습을 했다. 저글링 연습도 많이 했다. 처음에는 네 개까지 돌리다가 현장에서는 세 개를 가지고 연기했다”고 특별히 마술을 특기로 연기한 부분을 언급했다. 이어 그는 “본격적으로 사건에 돌입하기 전에 하연(임화영)과 데이트하는 장면이 기억에 남는다”고 덧붙였다.
고수와 대립각을 이루며 경성 최고의 재력가 남도진으로 분한 김주혁은 “사건을 되짚는 법정신이 인상적이다”라고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는 장면을 강조했다. 여기에 박성웅은 “법정신보다 석조저택에서 사건이 벌어지는 장면이 가장 잘 나온 것 같다”고 고수와 김주혁의 연기 호흡을 극찬했다.
변호사 윤영환 역을 맡은 문성근은 “예전에는 악역을 맡으면 상업광고가 떨어졌던 시절이 있었다. 그런데 그런 상황이 되게 불쾌하더라. 그래서 거리낌없이 연기하다보니 주문이 많아지더라. 그래서 악역을 많이 하게 된 것 같다”고 과거 SBS 시사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의 반듯한 이미지와는 전혀 다르게 다수의 악역을 선보인 이유를 밝혔다.
검사 송태석을 연기한 박성웅은 문성근과 첫 호흡을 맞춘 소감으로 “배우 생활 이전부터도 선배님의 연기를 봐온 세대다. 무섭다기보다 푸근한 인상이었다. 그래서 현장에서 연기가 편안하고 자연스럽게 나올 때가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여기에 “박성웅이라는 배우도 정의로울 때가 있다”고 그간 악역의 이미지를 바로잡고자 자기 어필을 하며 너스레를 떨었다.
한편 ‘서스펜스 소설의 마술사’로 불린 빌 S. 밸린저의 대표작 ‘이와 손톱’을 영화화한 ‘석조저택 살인사건’은 원작이 가진 견고한 스토리텔링 위에 배우들의 섬세하고도 폭발적인 연기를 더해 기대감을 높인다. 5월 9일 개봉.
/서경스타 한해선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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