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연습생 전성시대’라 불러도 무관할 정도로 연습생들의 데뷔 전쟁을 담은 오디션 프로그램들이 뜨거운 인기를 끌고 있다. ‘연습생 오디션’의 인기를 불러온 일등공신은 뭐니 뭐니 해도 지난해 첫 선을 보인 Mnet ‘프로듀스101’이다.
서로 각기 다른 기획사에 소속된 101명의 연습생들이 모여 걸그룹 아이오아이(I.O.I)의 데뷔 멤버로 선발되기 위해 경쟁을 벌이는 과정을 담아냈던 ‘프로듀스101’는 여러모로 세상을 놀라게 했던 프로그램이었다.
현 가요계를 주름잡고 있는 대형기획사이자 많은 연습생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3사인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와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 연습생이 참석하지 않았음에도 현 대한민국에 101명이나 되는 연습생을 한 자리에 모을 수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무척이나 놀라웠기 때문이다. 여기에 순위를 매기고 순위에 따라 센터가 바뀐다는 설정은 일본의 걸그룹 AKB48을 떠올리게 하면서, 많은 이들은 일본 따라하기 아니냐는 비난도 적지 않았다.
굉장히 실험적이면서 파격적인 콘셉트의 ‘프로듀스101’은 방송 전 극심한 호불호를 부르며 뜨거운 관심과 비난을 동시에 불렀지만, 이 같은 비난은 방송이 거듭될수록 가라앉기 시작했다. 외모와 실력을 모두 겸비한 연습생들의 도전을 응원하는 목소리가 점차 늘어났으며, 간절한 꿈을 향해 눈물에 흔들리는 ‘국민 프로듀서’ 또한 하나 둘 씩 늘어나게 된 것이다.
‘열풍’이라고 불러도 무방할 ‘프로듀스101’의 인기는 음원차트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공개 당시 “노래가 유치하다” “이게 노래냐” “기계음이 시끄럽다” 등의 악평이 난무했던 주제곡 ‘픽미’(Pick Me)의 초반 순위는 음원차트 순위권에서 상당히 멀리 위치했었다. 하지만 프로그램의 인기와 함께 ‘픽미’를 즐겨듣는 사람이 늘기 시작했고, 특유의 중독성까지 더해지면서 음원차트 역주행에 성공하게 된다. 그 뿐만이 아니다. ‘픽미’를 비롯해 ‘프로듀스101’의 경연곡 대부분이 음원차트를 점령할 정도로 선풍적인 인기를 불러일으키게 된다.
‘프로듀스101’의 인기는 프로그램이 종영된 이후에도 이어졌다. ‘프로듀스101’에 출연했던 멤버 대부분 그룹으로 데뷔를 하거나 혹은 추가 멤버로 그룹에 소속이 되거나, 솔로로 방송활동을 하는 등 꿈에 그리던 데뷔에 성공한 것이다.
이 같은 ‘프로듀스101’의 열풍은 SBS ‘K팝스타6’로 까지 번지게 된다. ‘K팝스타6’의 경우 일반인을 모집했던 전과는 달리 ‘더 라스트 찬스’라는 부제를 붙인 뒤 연습생 혹은 가수로 데뷔했던 경험이 있는 이들까지 경연에 참가할 수 있도록 하면서 변화를 꾀한 것이었다.
이 같은 참가대상의 폭을 넓힌 이유에 대해 ‘K팝스타’의 박성훈 PD는 “연습생이나 이미 데뷔했었던 가수들을 받아들이는 것에 대해 하나의 악센트가 되는 정도로 생각을 했지, 이렇게 이야기의 중심에 있을 줄 은 몰랐다”고 말하기도 했다.
연습생들을 향한 대중의 뜨거운 관심을 보여주듯 ‘K팝스타6’에서 가장 큰 인기를 누렸던 참가자 중 하나는 바로 걸그룹 연습생이었다. 개인으로 나온 출연자 대부분 TOP10에 오르기 전 탈락을 했으나, 그나마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석지수와 김윤희의 경우 TOP4를 넘지 못했다. 비록 우승은 초등학생 듀오 보이프렌드(박현진, 김종섭)이 차지했지만, 화제의 중심에는 민아리(임수민, 고아라, 전민주)와 퀸즈(김소희, 김혜림, 크리샤츄)에게 있었다.
연습생 오디션 열풍은 예능프로그램 뿐 아니라 드라마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아이돌을 꿈꾸는 소녀들의 성장 스토리를 그리는 SBSfunE 드라마 ‘아이돌마스터.KR-꿈을드림’(아이돌마스터.KR)이 제작된 것이다. ‘프로듀스101’이 예능이라면 ‘아이돌마스터.KR’는 이를 드라마로 만든 것이라고 이해하면 빠르다. ’아이돌마스터.KR’에 출연하는 아이돌 연습생들 대부분 실제 연습생으로 구성돼 있으며, 이를 이용해 가상과 현실을 넘나드는 재미를 꾀할 예정이다.
이 뿐 아니라 101명의 남자 연습생들의 데뷔 전쟁을 그리는 ‘프로듀스101 시즌2’ 또한 2주 연속 화제성 1위에 오를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으며, 대한민국 최초로 걸그룹을 육성해 데뷔시킨다는 콘셉트의 Mnet ‘아이돌학교’ 또한 비상한 관심 속 제작을 준비하고 있다.
‘프로듀스101’이 쏘아올린 ‘연습생 오디션 프로그램의 전성시대’는 한동안 계속 될 전망이다.
/서경스타 금빛나기자 sestar@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