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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톡] ‘역적’ 어리니 공개, 끝이 아닌 시작인 이유…이수민·채수빈·정다빈 활약 남았다

길고 긴 여정이었다. 6회에 헤어졌던 길현·길동 형제와 막내 동생 어리니가 20회 만에 서로를 알아보고 눈물을 흘렸다. 그동안 ‘어리니 찾기’에 집중해 다소 느려졌던 전개는 어리니가 공개됨에 따라 급물살을 탔고, 시청률 상승과 월화극 1위 자리 탈환이라는 쾌거를 이루게 됐다.

지난 25일 방송된 MBC 월화드라마 ‘역적: 백성을 훔친 도적’(이하 ‘역적’) 26회에서는 상화(이수민 분)가 어리니로서 기억을 찾는 장면이 그려졌다. 수귀단의 일원으로 홍길동 사단과 대척점에 섰던 상화는 이로써 연산에 대적하는 입장이 됐다.

/사진=MBC ‘역적: 백성을 훔친 도적’




세 남매가 다시 뭉치기까지는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우선 어리니의 달라진 이름과 겉모습 때문에 정체를 파악하기 어려웠으며, 어리니와 마주치고서도 그의 기억을 되찾는 데까지 또 시간이 걸렸다. 시청자들은 마치 tvN ‘응답하라’ 시리즈의 남편 찾기를 보는 것처럼, 몇 주 이상 이어진 어리니 찾기에 혼란스러움을 느끼기도 했다.

작가는 처음부터 극중 인물뿐만 아니라 시청자들까지 어리니 찾기에 집중하도록 의도했다. 우선 옥란(정다빈 분)과 상화라는 비슷한 나이대의 인물을 동시에 등장시켜 어리니가 누구로 성장한 것인지 모호하게 했다. 여기에 ‘엠피셜’도 한 몫 했다. MBC 공식 SNS에서 ‘정다빈(어리니)’라고 실수로 표기한 것.

상화와 옥란은 누가 어리니라고 해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었다. 지난 3일 방송에서 옥란은 홍길동 사단과 특별한 인연이 있는 노래 ‘익화리의 봄’을 부르며 눈물을 흘렸다. 저잣거리에서 흔히 불리는 노래라지만 “어쩐지 이 노래를 부르기만 하면 자꾸 눈물이 난다”는 옥란의 대사는 그를 어리니로 착각하게 했다.

그런가하면 이수민은 아역 어리니와 닮은 외모로 눈길을 끌었다. 11일 방송에서 죽어가는 길동에게 물을 먹여줘 시청자들을 또 다시 헷갈리게 했다. 이와 함께, 어리니의 증표인 파란 끈이 옥란이 아니라 상화의 것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며 시청자들은 무한 추리의 굴레에 빠져들게 됐다.

어리니 찾기는 지난 한 달 간 계속 됐다. 이와 함께 지루함과 지겨움을 호소하는 시청자들도 생겨났다. 주변 사람들이 상화와 옥란을 어리니로 생각하고 그것이 부정당하는 장면이 계속해서 연출됐다. 하루 빨리 길동이 연산을 물리치고 가령과 재회하기를 바라는 시청자들에게 어리니 찾기는 소모적인 추리로 느껴지기도 했다.

/사진=MBC ‘역적: 백성을 훔친 도적’




4주 만에, 어리니는 기억을 잃은 상화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아이러니하게도 어리니가 오라버니와 재회하게 된 데에는 연산의 힘이 컸다. 홍길동 사단의 근거지를 찾아 정보를 빼오라고 상화를 일부러 궁에서 내쳤다. 홍길동의 근거지로 간 상화와 그를 붙잡고 눈물을 흘리는 길현과 길동의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짠한 감정을 안겼다. 여전히 어리둥절해하던 상화는 홍길동 사단의 정보를 건네주러 수귀단의 송도환(안내상 분)을 찾아가던 도중 기억을 되찾았다.

상화와 옥란 사이에서 어리니 줄타기를 하는 과정은 다소 길었던 감이 있지만, 그만큼 어리니가 ‘역적’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음을 알려준다. 우선 어리니는 길동의 각성에 있어 없어서는 안 될 인물. 길동이 연산에 대적하겠다고 마음을 먹은 것이 어리니를 찾기 위해 수귀단의 행적을 쫓으면서 부터였다. 또한 수귀단이 가족을 잃은 아이, 버림받은 아내, 주인에게 대단 종, 세금과 빚을 갚지 못한 사람들을 잡아다 세뇌했다는 사실과 그 수귀단의 우두머리가 송도환이 아닌 연산이라는 것이 어리니를 통해 알려졌다.

여기에 작가가 심어놨던 ‘떡밥’도 회수가 됐다. 상화가 기억을 되찾고서 길동에게 “오라버니, 어디 갔었어. 내가 물 떠다 주려고 했는데”라고 말하는 것은 어리니로서 기억이 없을 때 길동에게 물을 줬던 것과 오버랩 되며 안쓰러움을 느끼게 했다.

이제 남은 것은 상화와 어리니 줄타기를 했던 옥란, 그리고 그를 지키기 위해 궁에 남은 가령이다. 기억이 없었을 때도 당차고 똑 부러진 모습으로 길동과 대적했던 어리니는 이제 누구보다 든든한 아군이 됐다. 파란 끈의 인연으로 이어진 가령과 옥란은 어리니라는 존재를 배제하고서도 가까운 사이가 됐다. 길동의 편으로서는 유일하게 궁에 남은 두 사람의 관계와 앞으로의 행보도 관전 포인트다.

26회에서 단역을 엔딩에 넣으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역적’은 드라마가 담고 있는 주제처럼 배우 한 사람, 캐릭터 하나까지 소홀히 다루지 않았다. 지금까지 인물들의 관계를 촘촘하게 이어 온 만큼, 궁에 남은 두 여인과 기억을 찾은 한 여인을 어떻게 활용할지 기대가 된다. 어리니 찾기는 끝났지만, 상화를 비롯한 옥란과 가령의 활약은 지금부터다.

/서경스타 양지연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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