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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석조저택 살인사건’ 시종 기묘한 분위기, 환상 서스펜스 추리극의 진화

한국에서 새로운 색깔의 장르극 하나가 추가로 탄생했다. 본격 서스펜스 스릴러 영화 ‘석조저택 살인사건’(감독 정식, 김휘)이 장르극 특유의 묘한 분위기로 관객들을 초대한다. 탄탄한 원작의 흐름과 배우들이 전하는 호연의 숨결을 따라가다 보면 쾌감의 증폭을 만끽할 수 있다.





‘석조저택 살인사건’은 해방 후 경성, 유일한 증거는 잘려나간 손가락뿐인 의문의 살인사건에 경성 최고의 재력가와 과거를 모두 지운 정체불명의 운전수가 얽히며 벌어지는 서스펜스 스릴러.

영화는 서스펜스 소설의 거장인 빌 S. 밸린저가 20세기에 내놓은 대표작 ‘이와 손톱’을 원작으로 삼았다. ‘석조저택 살인사건’은 환상 서스펜스 추리극으로써 작품성을 보인 해당 원작에 한국적인 정서를 배합해 더욱 묘한 분위기를 자랑한다. 1940년대 경성을 완벽하게 구현한 노력이 돋보임과 동시에 동서양의 문물이 혼재된 이국적인 풍광을 통해 작품이 전하고자하는 기묘한 색채를 강조한다.

원작을 재탄생시킨 작품으로써 영화는 견고한 스토리텔링이 보장돼 있는 상황. 시각화하는 단계에서의 치밀한 연출과 배우들의 호연만 받쳐준다면 더할 나위 없이 장르극의 미덕을 충족시킬 수 있다. 2007년 ‘기담’으로 장기를 인정받은 정식 감독의 전반적인 작업, 2012년 ‘이웃사람’부터 2013년 ‘무서운 이야기2’, 2015년 ‘퇴마: 무녀굴’까지의 작품을 통해 스릴러의 귀재로 떠오른 김휘 감독의 후반 작업이 절묘하게 어우러져 완성도 높은 미스터리와 독특한 내러티브를 자랑한다.

/사진=씨네그루(주)키다리이엔티


출연진의 구성 역시 탄탄하다. 초라한 행색부터 삐에로 분장까지 망가짐을 불사한 ‘고비드’ 고수는 정체불명의 운전수 최승만 역을, ‘비밀은 없다’, ‘공조’로 악역의 새 역사를 쓴 김주혁이 냉혈한에 사이코패스인 경성 최고의 재력가 남도진 역을 맡아 연기했다. 두 사람은 서로의 의중을 들키지 않으려는 신경전부터 ‘막싸움’까지 최고의 대립각을 펼쳐내 관객들의 숨통을 조인다.

앞서 ‘부러진 화살’, ‘해무’로 장르극 속 캐릭터를 완벽 소화해온 문성근은 이번에 남도진의 무죄로 입증하려는 변호사 윤영환 역을, ‘신세계’, ‘검사외전’ 등으로 압도적 카리스마를 발산해온 박성웅은 극 중 남도진의 유죄를 입증하려는 검사 송태석 역을 맡아 치열한 법정 공방을 벌인다. 문성근과 박성웅은 과거 법정신이 돋보인 영화 ‘변호인’, ‘재심’과는 또 다른 노련미와 팽팽한 기 싸움으로 관객들의 몰입도를 극도로 끌어올린다.



‘사체 없는 살인’이라는 전대미문의 사건, 격변의 시대 속 탄생한 괴물, 한 남자의 처절한 절규가 담긴 ‘석조저택 살인사건’. 스릴러 장르를 표방한 기존의 한국영화들에서 한층 진화한 농도 짙은 색채를 보인다. 5월 9일 개봉.

/사진=씨네그루(주)키다리이엔티


/서경스타 한해선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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