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내선 항공기를 타보면 무선인터넷(와이파이)을 즐기는 승객들이 흔하다. 특히 비즈니스맨이 북적이는 노선에서는 와이파이 수요가 더욱 많다. 수년 전부터 비행 중 와이파이를 즐기려는 승객이 늘면서 와이파이 항공기도 증가하는 추세다. 지금은 델타항공·아메리칸에어 등 대다수 미국 항공사의 여객기에서 와이파이 이용이 가능하다. 델타항공의 경우 거의 모든 국내선 비행기가 와이파이존일 정도다.
유럽·아시아 항공기에서도 해외 노선 위주로 기내 와이파이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다. 루프트한자·아랍에미레이트항공·싱가포르항공·타이항공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기내에서 와이파이를 지상에서처럼 공짜로 쓰기는 힘들다. 하늘에서 인터넷을 즐기려면 그에 따른 대가를 치르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지 싶다. 아랍에미레이트항공에서는 와이파이 서비스를 원하는 승객에게 데이터 100MB를 무료로 제공하고 추가 사용시에는 500MB당 1달러를 받는다. 이 정도면 비교적 싼 편이다. 미국의 경우 탑승객이 많은 월·목요일에는 국내선 와이파이 이용료가 40~50달러 수준이라고 한다.
여객기에서 인터넷을 쓸 수 있게 하는 와이파이 서비스의 원리는 간단하다. 인공위성이나 이동통신사들이 설치·운영하는 통신기지국을 통해 사용자의 컴퓨터에 와이파이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국내선 시장이 큰 미국에서는 와이파이 항공기 증가에 따라 서비스 제공 업체도 성업 중이다. 고고(Gogo)와 비아샛(ViaSat)이 양대 산맥인데 두 회사는 나스닥에 상장까지 돼 있다. 자체 위성을 보유한 비아샛은 시가총액이 올 2월 기준 38억달러에 이른다.
다음달부터 우리나라 항공사가 운항하는 여객기에서도 와이파이가 터진다니 반갑다. 아시아나항공이 최근 도입한 에어버스 최신 기종 A350에서 와이파이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는 소식이다. 국내 항공사 중 처음이다. A350 1호기는 5월15일 인천~마닐라 노선에 처음 투입될 예정이다. 앞으로도 와이파이 항공기가 계속 뜬다니 기내에서 보내는 시간이 덜 지루할 것 같다. /임석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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