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고용률은 줄어든 반면 노인 고용률은 지속적인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얼어버린 경기와 실업 탓에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헬조선’, ‘청년실신(청년실업자+신용불량자)이라는 암울한 세태를 반영한 신조어가 생겨났다.
대선후보들도 청년 고용률 제고 대책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청년고용할당제의 3년 한시적 도입을,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청년 일자리 뉴딜 정책을,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약속했다. 대선 후보들의 이런 공약 경쟁은 청년 취업난이 심각한 사회문제라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다.
청년층과 달리 노인 고용률은 지속적인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노인 일자리는 지방자치단체들이 앞다퉈 벌이는 공공근로 확대에 힘입어 증가하는 추세다. 노인 인구가 가파르게 증가하는 것을 고려하면 노인 고용 확대는 얼어붙은 청년 고용 시장과 사뭇 대조적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전국 평균 고용률은 지난 1분기 기준 59.4%이다. 10년 전인 2007년 같은 분기 58.6%에 비해 0.8% 포인트 증가했다. 이 수치대로라면 취업자가 다소 증가한 것이지만, 20∼29세 청년 고용률은 눈에 띄게 감소했다. 2007년 1분기 청년 고용률은 59.9%였으나 올해 1분기에는 56.9%로 3% 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60세 이상 노인 고용률은 10년 새 상승세를 유지했다. 2007년 1분기 34.7%에서 올해 1분기 36.4%로 1.7% 포인트 상승했다. 노인 고용률 증가는 각 지자체가 적극적으로 벌이는 노인 일자리 창출 사업 덕분이다. 공동 작업장 근무나 스쿨존 교통 지원, 일선 학교 급식 지원 등에 참여하는 노인이 점차 늘고 있다.
노인 일자리 창출을 위한 지자체 관련 예산도 매년 증가한다. 충북도의 경우 2015년 327억원, 2016년 349억원, 올해 382억원으로 늘었다.
반면 청년 일자리 지원 사업은 제자리를 맴돌고 있다. 미취업자를 대상으로 한 기업 탐방 프로그램이나 구인·구직 만남 행사, 중소기업 신입 사원의 이직을 막기 위한 연수 등 간접 지원에 그칠 뿐 노인 일자리처럼 직접적인 고용에는 나서지 못하고 있다. 일부 지자체가 청년들을 선발, 행정기관 정보화 업무, 도로·환경 정비, 문화유적지 정화, 불법 광고물 정비, 건축물 현황 조사 등을 맡기고 있지만 대부분 한시적이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청년 일자리 창출은 기업의 몫이어서 정부와 지자체 역할에는 한계가 있다”며 “경기가 활성화돼 일자리가 늘어나기를 기대하는 것 외에는 뾰족한 대책이 없다”고 털어놨다.
/성윤지 인턴기자 yoonjis@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