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바반도체 인수전에 뛰어든 대만 훙하이정밀공업(폭스콘)의 궈타이밍 회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나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28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궈 회장이 전날 미 백악관을 방문, 트럼프 대통령을 2시간가량 만나 이번 인수전과 관련해 미국 측의 지원을 부탁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하기 위해 지난해 손에 넣은 샤프와 함께 지을 패널 공장 등 대규모 대미투자 계획을 꺼내 든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궈 회장은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만났는지에 대한 질문에 답하지 않았으며 백악관에서 논의한 내용에 대해서는 “우리는 ‘메이드 인 아메리카’”라며 “계약을 했으니 알게 될 것”이라고만 했다.
궈 회장이 백악관을 찾아간 것은 도시바메모리 입찰의 최대 난제인 일본 정부 문제를 해결하려는 특단의 대책이라는 설도 나온다. 앞서 일본 정부는 자국 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는 핵심 기술 유출을 우려해 중국이나 대만·한국 등의 기업에는 도시바반도체를 넘기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다만 자국 기업의 인수를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미국 기업이나 투자펀드는 허용하겠다는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이번 입찰에서 최고가인 3조엔(약 31조원)가량을 제시한 궈 회장이 도시바메모리 인수를 관철하기 위해 친분이 있는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을 통해 백악관을 방문, 힘을 실어달라고 요청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일본 언론들은 보고 있다. 궈 회장은 지난 2월 트럼프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수석고문을 만난 적도 있다.
한편 도시바메모리 인수전은 일본 민관펀드인 산업혁신기구(INCJ)와 일본정책투자은행, 미국 사모펀드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가 미일 연합전선을 구축하며 1차 예비입찰에서 가장 높은 금액을 써냈던 폭스콘과 경쟁하는 구도로 흘러가고 있다.
/이수민기자 noenem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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