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원인을 규명할 열쇠로 지목됐던 침로기록장치(course recorder·코스레코더)를 찾는 데 실패했다. 이에 따라 선체 조사를 통한 침몰 원인 규명에 상당 부분 차질이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선조위)는 28일 조타실 내부에 있을 것으로 추정했던 침로기록장치를 선내 수색에서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침로기록장치는 조타실을 기준으로 좌현 쪽에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선조위는 침로기록장치 수색 사전 작업으로 지난 26일부터 이날 오전까지 조타실에 쌓인 잔해물을 제거해 수색을 펼쳤지만 확인하지 못했다. 선조위 관계자는 “잔해물을 어느 정도 제거한 뒤 도면이나 운항 당시 탑승했던 직원 진술 등을 토대로 장치가 있을 만한 곳을 수색해봤지만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침로기록장치의 위치를 파악해 장치 제조사를 확인한 뒤 전문업체의 지원을 받아 수거하려던 계획도 차질을 빚게 됐다.
사실상 장치의 위치를 확인하는데 실패하면서 세월호 참사 당시 급변침 규명 작업도 어려움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 선조위 관계자는 “조타실에 투입했던 인력을 미수습자 수색을 위해 다른 구역에 투입했다”며 “일단 조타실 수색은 중단하고 선조위 자체적으로 점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지금껏 세월호 항적과 관련해선 외부 레이더로 선박 위치나 침로·속력 등을 파악한 선박자동식별장치(Automatic Identification System·AIS) 기록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일각에서는 AIS 기록의 신뢰성 논란과 조타실수, 세월호 급변침에 대한 분분한 추정이 침로기록장치로 종식될 것이라고 보았지만 조타실 수색 중단으로 당분간 이 같은 기대는 하기 힘들게 됐다.
/성윤지인턴기자 yoonji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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