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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부산교육청의 객관식 시험 폐지, 방향은 맞다

김석준 부산시교육감이 엊그제 “내년부터 부산의 초등학교 시험에서 객관식 문제를 금지하고 서술·논술형 문항만 출제하도록 지침을 내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9월부터 10곳에서 시범 실시한 뒤 내년 새 학기에는 부산지역의 모든 초등학교로 확대한다고 한다. 초중고를 막론하고 객관식 평가를 전면 폐지하는 것은 우리나라 교육사상 처음이다. 그만큼 전례가 없는 파격적인 실험이어서 벌써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공감을 표시하는 의견도 많고 시기상조라는 견해도 보인다. 백년지대계인 교육정책에 대해 다양한 시각이 제시되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다. 우리는 이번 부산시교육청의 실험이 시대적 변화와 요구에 맞는 방향이라고 판단한다. 특히 창의·융복합형 인재가 요구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스스로 생각하는 힘과 문제 해결 능력을 키우는 교육이 절실하다. 지금과 같은 사지선다형, ‘정답 찍기’ 교육으로 창의적 인재 육성은 어림도 없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학업성취도평가(PISA)’와 ‘성인역량평가’ 조사를 보면 우리 교육의 폐해를 알 수 있다. 2015년 우리나라 학생의 과학성적은 회원국 중 5위였지만 흥미도는 26위에 그쳤다. 수학 역시 최상위권 성적이었으나 흥미도는 28위에 불과했다. 학업 흥미도는 자기 주도 학습역량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데 이는 4차 산업혁명시대 인재의 필수요건이다.

성인들의 수리력·언어능력·컴퓨터 기반 문제해결력도 연령이 높아질수록 빠르게 낮아졌다. 특히 35세 이상의 경우 세 가지 역량이 모두 OECD 평균에 미치지 못했다. 한국경제연구원도 최근 ‘4차 산업혁명이 요구하는 교육개혁’ 보고서에서 기존 주입·암기식 학교 교육을 탈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학생들이 평생 자기 주도적으로 공부할 수 있도록 역량을 길러주는 교육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새로운 학습방식이 필요하다. 프로젝트 학습, 수행평가와 함께 시험문제를 서술·논술형 위주로 내는 것도 좋은 시도가 될 수 있다. 다만 급격한 학습방식 변화로 새로운 과외 조장, 평가의 공정성 문제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는 만큼 공청회 등을 통해 의견을 더 수렴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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