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우파 성향 유권자가 압도적으로 많은 대구시에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지원유세에 나선 김부겸 민주당 의원의 격정 연설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김 의원은 대구에서 총선과 지방선거 등 세 차례 선거에 도전한 끝에 수성구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그는 대구 시민들에게 온갖 야유를 들으면서도 적극적으로 문 후보 지원 유세에 나서고 있다.
김 의원은 지난 27일 대구 칠성 시장에서 유세 연설했다. 그는 시민들에게 “평당 5,000만원짜리 아파트에 살면서 연간 재산세 200만원도 안내는 부자들을 위한 그런 나라 언제까지 할거냐”며 대구 시민들에게 “정신차리라”고 격정적으로 외쳤다. 그는 또 “우리 대구 경제가 20년째 전국 꼴지여도 아무도 신경쓰는 사람이 없지 않냐”며 “여러분이 밀어줬던 그 정당, 나라 와장창 뭉개버렸다. 이제는 나라 원칙을 바로 잡아야 한다”고 유세장에서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어디서 여당이라고 하면 말도 못하면서 야당이 뭐만 하면 삿대질하고 우리 새끼들 어찌 되겠느냐”며 대구 유권자의 각성을 촉구했다.
김 의원의 유세장에서는 지나가는 시민들의 야유가 쏟아졌지만 유세 영상이 유튜브 등 온라인 공간을 통해 확산하면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특히 꾸짖는 듯한 그의 격정 유세가 저자세로 표를 달라고 하는 일반적 행태보다 신선했다는 평가가 누리꾼들 사이에서 나온다.
김 의원은 자신을 향해 야유하는 시민들에게 “조용히 해주세요. 지금은 제 시간이다. 우리(민주당)는 미운살 박혔으니 할 말은 하겠다”며 “이번에는 기회를 달라. 여당에게 항의할 배짱이 없으면 우리한테만 이러면 안된다”고 했다. 그는 칠성시장 인근에 대형 기업형 슈퍼마켓(SSM)이 들어온 것과 관련해 “칠성시장에 SSM이 들어올 때 우리 야당만 여러붙 곁에 서 있지 않았느냐”며 칠성시장 상인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김 의원은 “얼굴도 안보고 찍는 정치 언제까지 할거냐”며 “칠성시장은 무슨 특정정당 텃밭이 아니다. 문재인 후보에게 기회를 한번 달라”고 당부했다.
/이종혁기자 2juzs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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