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같은 일본 기업들의 실적 호조는 영국의 브렉시트(유럽연합 탈퇴, Brexit) 결정 이후 엔화 가치가 급등한 가운데 나온 실적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2016 회계연도에 엔화 가치는 평균 달러당 108엔으로 전년도의 120엔과 비교해 달러당 12엔이나 올랐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발한 2008 회계연도 이후 최대 폭이다.
■엔고에도 웃은 이유는
공장 자동화·해외생산 늘려
환율 변동에 선제적 대비
내수기업 실적 호조도 한몫
엔화 가치에 민감한 일본 기업들이 엔고에도 함박웃음을 지을 수 있었던 것은 공장 자동화와 해외 생산 확대로 환율 변동에 대비해왔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일본전산의 경우 여러 해외 공장을 운영하는 데 더해 첨단 로봇으로 무장한 ‘스마트 팩토리’ 전략에 힘입어 4분기 연속 최고 순이익 기록을 경신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혼다의 경우 지난 3월 말 기준 해외 생산 비율이 84%까지 높아져 10년 전(63%)에 비해 환율 변동이 영업이익에 미치는 영향을 낮췄다. 소니도 국내외 생산거점 통폐합과 부품 해외 조달 등의 방법을 동원해 달러당 1엔의 엔고가 발생했을 경우 35억엔의 영업이익을 낼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냈다.
이 같은 노력에 힘입어 일본 수출기업이 이익을 낼 수 있는 환율 수준은 2015년의 103.2엔에서 지난해 100.5엔으로 바뀌었다고 일본 내각부는 발표했다.
여기에 건설업이 이끈 내수기업의 실적 호조도 전체 상장기업의 순이익과 환율 저항력을 높이는 데 일조했다. 2020년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수주 풍년을 맞이한 다이세이건설 등 건설 대기업 4개사는 수익성을 중시한 수주로 공사단가가 높아져 역대 최고 수준의 순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수민기자 noenem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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