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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미국에 "나프타를 중국 대항마 삼아야"

-나프타재협상에 TPP조항 원용하자 제의도

멕시코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나프타)을 중국 등과의 경쟁에서 미국의 입지를 높여주는 ‘지렛대’로 삼아야 한다고 권고했다. 미국과 멕시코는 경쟁자가 아니라 중국 등 저비용 생산국들을 견제하기 위한 파트너로서 협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데폰소 과하르도 비야레알 멕시코 경제장관은 4월3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멕시코는 미국의 경쟁자가 아니라 중국 등 저비용 생산국들과의 경쟁에서 힘을 합쳐야 할 파트너”라며 “미국과 멕시코는 싸우기보다 디지털 경제와 로봇화라는 도전에 직면해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멕시코가 미국 제조업 일자리를 빼앗는다는 미 대통령의 불만을 충분히 들었다”면서 “하지만 멕시코는 미국의 대중 경쟁력을 유지하도록 도와주는 해결책의 일부”라고 강조했다. 멕시코가 저비용 생산기지 역할을 하고 있음에도 미국이 계속 엄격한 원산지 규정 등을 들어 나프타 재협상이 무산될 경우 결국 미 기업들의 생산비용이 올라 중국 제조업체들에 시장 점유율을 빼앗기게 될 것임을 강조한 것이다.

미국이 원하는 대로 재협상이 진행되지 않을 경우 협정에서 탈퇴할 것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엄포에 대해서도 그는 “나프타 재협상에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서 합의된 기준을 인용하면 될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빠르고 쉬운 승리를 안겨주게 될 것이지만 너무 욕심을 부리면 이미 이룬 승리마저 놓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야레알 장관은 구체적으로 생명공학·노동규정·전자상거래·지적재산권 등과 같은 부문에서 TPP 준비 과정에서 도출된 합의를 기준으로 삼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멕시코 에너지·통신 부문에 대한 미국의 시장접근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에게 이 같은 제안을 해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그는 내년 7월 대통령선거 이후 멕시코에서 새 정부가 출범하면 미국이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게 될 가능성도 있으므로 조기에 재협상을 타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비야레알 장관은 “현 정부에서 나프타 재협상이 타결되지 못하면 오는 2018년 12월 들어서는 새 멕시코 행정부로부터 지지를 받을 것으로 확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희원기자 heew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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