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내년 자국판 ‘위키피디아’인 온라인 백과사전을 발간할 것으로 보인다.
1일(현지시간)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최근 100가지 분야를 대표하는 대학과 연구기관의 학자 2만여 명을 동원해 첫 디지털 백과사전인 중국대백과전서(中國大百科全書) 3판 편찬 작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중국대백과전서 3판은 1,000여 자 분량으로 설명된 용어 30만여 개를 포함할 예정이다. 이는 위키피디아 중국어판과 비슷한 규모로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의 2배 수준이다.
양무즈(楊牧之) 중국대백과전서 총편집장 겸 중국서간발행업협회 회장 은 지난달 12일 중국과학원에서 열린 회의에서 선임 과학자들에게 “중국대백과전서는 책이 아니라 문화의 만리장성”이라며 중국이 국제적 압력을 받고 있어 대중과 사회를 지도하고 이끌기 위해 자체 백과사전을 긴급하게 생산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바이춘리(白春禮) 중국과학원 원장은 중국대백과전서가 중국의 최신 과학기술 발전을 과시하고 역사적 유산을 홍보할 것이라며 문화적 소프트 파워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지시에 전적으로 발맞춘 사회주의 핵심 가치를 강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중국대백과전서 1판은 총 74권으로 구성돼 있으며 수백 명의 과학자와 역사학자, 예술가, 작가들이 15년간 작업한 끝에 1993년 편찬됐다. 그러나 중국 정부가 편찬을 주도해 정치적 목적에 따라 내용이 삭제되거나 왜곡됐다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특히 중국에서는 위키피디아 접속도 부분적으로 금지돼 있다. 위키피디아 내 대부분 과학기술 관련 내용을 검색할 수 있지만,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나 시진핑 등 민감한 단어는 검색할 수 없다.
중국대백과전서 3판 편찬에 참가할 재미 중국 역사학자 황안녠은 구식 정치적 틀을 버려야 한다며 “세계 경제의 세계화와 정치적 민주주의, 문화적 다양성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정가람기자 garamj@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