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후보와 캠프의 난타전에서는 상대방을 국정 파트너로 도무지 인정하지 못하겠다는 아집과 독선마저 느껴진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캠프도 홍 후보의 자격 미달론에 가세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선대위원장은 “홍 후보는 청산의 대상이지 어떤 경우에도 함께 할 수 없다”고 규정했다. 지지율 상위 3개 캠프의 막판 이전투구는 최근 후보 지지율 변화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1위 굳히기든 막판 뒤집기든 각각 지지층을 결집하는 차원에서 무리수를 두는 것이다.
이런 망발을 대수롭잖게 늘어놓는 게 득표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것은 국민을 무시하는 처사일 뿐만 아니라 오산이다. 유권자들은 대선주자들이 국정을 어떻게 이끌지, 정책 비전은 무엇인지를 들으려 하지 막말 레이스를 보자는 게 아니다. 더구나 새 정부는 대선 이튿날인 10일 곧바로 출범한다. 수많은 공약을 이행하려면 다른 정당과의 협력이 필수불가결하다. 인위적 정계개편이 없는 한 어떤 정책이든 2~3개 야당의 협조 없이는 옴짝달싹 못하는 게 국회 의석 분포다. 대선주자들은 상대방 후보가 경쟁의 대상인 동시에 국정의 파트너임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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