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2일 ‘반값등록금’ 정책을 주장하는 청년들과 마찰을 빚었다.
이날 서울 마포구의 한 카페에서 ‘우리 청년이 멘토다’라는 주제로 열린 2030 희망토크 콘서트에는 반값등록금을 주장하는 청년들이 다수 참석했다.
자신을 22세 휴학생이라고 밝힌 한 청년은 이날 “안 후보가 등록금 관련 입장을 표명하실 때 ‘반값등록금은 시기상조’라 하셨는데 등록금이 부족해 휴학하고 있는 학생 입장에선 마음이 아팠다”며 “왜 반값등록금을 약속하지 않느냐”고 질문했다.
이에 안 후보는 “국가, 지방자치단체, 민간단체 등에 분산된 장학금 혜택을 정부가 종합적으로 관리하도록 해 장학금의 사각지대를 없애겠다”며 “입학금을 없애고 등록금을 동결하는 것이 등록금 문제 해결을 위해 실현 가능한 방안”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시기상조라는 표현은 제가 한 말이 아니고 저는 점진적으로 등록금을 낮추겠다는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이 청년은 또 “최근에 적폐세력하고도 연대한다고 해서 답답하다”면서 “김종인 통합정부 추진위원장도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와 연대할 수 있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자 안 후보는 “제가 어떤 적폐세력과 연대했느냐”며 “저는 홍 후보와 연대할 수 없다고 밝혔다”고 해명했다.
이 청년은 행사 도중 경호원과 실랑이를 벌이며 “신원 확인을 좀 하겠다”는 경호원 손에 이끌려 행사장 밖으로 나갔다.
그는 기자들과 만나 “반값등록금 실현 방안을 묻는데 장학금 얘기를 하는 것이 박근혜 전 대통령과 똑같다”며 “박 전 대통령이 탄핵을 당한 마당에 과거로 돌아간다는 얘기”라고 안 후보를 비판했다.
소속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그냥 휴학 중인 대학생”이라며 “안 후보의 멘토단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경호원과 실랑이를 벌인 데 대해서는 “나가는데 경호원이 밀치길래 저도 모르게 밀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날 카페 밖에서는 여러 청년들이 번갈아가며 “반값등록금 약속하지 않는 후보 누굽니꽈?!”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시위했다. 안 후보를 지지하는 한 중년여성이 피켓을 든 청년을 향해 “일당 얼마 받느냐, 문재인 앞에 가서 하든가”라고 하자 청년은 “시비 걸지 말라, 언제 봤다고 반말하느냐”고 맞받아쳤다.
이날 실랑이에 대해 안 후보 측 관계자는 “전날(1일) 청계천 전태일다리에서도 나타났던 사람들”이라면서 “배후에 조직적인 무언가가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박효정기자 j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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