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법원경매 낙찰가율이 연초 부정적이던 시장전망에도 불구하고 경쟁률이 50대1에 달하는 등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2일 지지옥션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경매시장의 1~4월 평균 낙찰가율은 94.5%로 지난해 같은기간(93.0%)보다 1.5%p 상승했다. 월별로도 1월 93.3%, 2월 97.1%, 3월 92.8%, 4월 94.9% 등 높은 수준을 지켰다. 경매에 대한 관심도를 보여주는 평균 응찰자 수 역시 평균 8.8명으로 전년 동기(8.0명) 대비 10% 증가했다.
반면 경매 진행건수는 큰 폭으로 감소했다. 1~4월 서울 아파트 경매는 총 544건 중 283건이 낙찰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진행 850건, 낙찰 420건과 비교하면 3분의 2수준에 그쳤다.
올해 낙찰된 물건 중 최고가·최대면적 아파트는 서초구 잠원동 소재 빌폴라리스 아파트(244.8㎡)으로, 경매 당시 가수 최성수씨가 소유자였다. 감정가격은 33억5,000만원으로, 1회 유찰 후 지난 2월 23일 28억3,000만원(감정가 84%)에 낙찰됐다.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이 평균 90% 이상인 가운데 상대적으로 낮은 낙찰가로 수억 원 이상의 시세차익이 예상된다.
반면 최저 낙찰가를 기록한 아파트는 구로구 구로동의 아파트(44.97㎡)로, 전체 지분 중 6분의1이 경매에 나와 감정가 1,700만원의 64.7%인 1,100만원에 낙찰됐다. 지분이 적어 사실상 명도 등이 어렵고, 관리도 공유자와 합의가 필요한 점 등을 감안하면 낙찰가가 높아 이해관계인의 낙찰로 보인다.
지분 경매를 제외하면 최저 낙찰가는 중구 신당동 남산정은스카이아파트(84.8㎡)로 7번의 유찰 끝에 감정가 5억4,000만원의 21%인 1억1,324만원에 낙찰됐다. 무엇보다 선순위 전세권자가 있고 배당요구가 이뤄지지 않아, 전세권자의 계약기간·보증금 4억2,000만원을 그대로 낙찰자가 떠안는 조건이다. 비슷한 물건의 시세가 5억4,000만~6,000만원여서 시세에 근접한 수준이다.
가장 경쟁이 치열했던 아파트는 서초구 반포동 한신서래아파트(64.5㎡), 영등포구 여의도동 삼부아파트(175.8㎡) 물건이다. 두 건 모두 50명의 응찰자가 몰렸고, 한신서래는 감정가 134%인 7억6,216만원, 여의도 삼부아파트는 감정가 110%인 15억9,399만원에 각각 낙찰됐다. 특히 한신서래는 유찰 없이 첫 경매에서 50명이 입찰해 낙찰가율 134%로, 1~4월 서울 아파트 경매에서 최고경쟁률 및 최고낙찰가율 2관왕에 올랐다.
이처럼 높은 입찰 경쟁률, 낙찰가율 속에 첫 경매부터 적극적으로 입찰하는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1~4월 낙찰된 283건 중 첫 경매에 낙찰된 물건은 77건으로 전체 물건 3분의1(27%)에 달했다. 2016년(24%·102건), 2015년(13%·93건)보다 신건 낙찰 비율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반면 감정가 대비 18%에 낙찰된 아파트도 있다. 관악구 신림동 원림아파트(59.92㎡)는 지난 2014년 이후 3번의 재경매와 9번의 유찰 끝에 지난 1월 26일 낙찰됐다. 2012년 설정된 소유권이전청구가등기와 대항력 있는 임차인이 등재돼 있고, 대지 지분 없이 건물만 매각해 추후 대지권(대지지분 28.175㎡)을 별도로 매수해야 하는 물건이다.
또 가장 작은 면적을 기록한 물건은 전용면적 30.4㎡의 동대문구 용두동 롯데캐슬피렌체 아파트다. 감정가 2억7,500만원으로 첫 경매에서 감정가보다 20만원 높은 2억7,520만원에 낙찰됐다. 1㎡당 낙찰가는 904만원으로 가장 면적이 넓었던 빌폴라리스 ㎡당 낙찰가 1156만원과 250만원의 차이가 났다.
/이재유기자 030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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