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은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예정에 없던 긴급 중앙선거대책위원회를 열고 판세 변화에 따른 대책을 논의했다.
바른정당 의원들이 이날 집단탈당 후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에 대한 지지를 선언하면서 홍 후보에게 쏠리기 시작한 보수결집 흐름이 더욱 가속화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막판 뒤집기를 위한 필승 카드가 절실했던 안 후보로서는 오히려 추가 악재를 만난 셈이다.
실제로 이날 발표된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무서운 상승세를 탄 홍 후보가 마침내 안 후보를 제치는 ‘실버 크로스(지지율 2·3위 역전 현상)’를 일으킨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문제는 안 후보가 대선 막판 궁지에 몰렸을 때 분위기 반전을 위한 중대 결단을 내릴 수 있는 여지를 스스로 차단해왔다는 점이다. 안 후보는 그동안 기회가 있을 때마다 ‘보수 세력과의 연대 또는 단일화는 절대 없다’고 선을 그어 왔다. 사전투표일이 4~5일인 점을 감안하면 3자 단일화 협상에 나서기 위한 물리적 시간도 매우 촉박하다.
이 때문에 안 후보는 이날도 마땅한 대응 카드를 꺼내지 못한 채 기존에 누차 밝혀 온 원칙을 다시 한 번 강조하는 수준에 머물렀다.
안 후보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남긴 글에서 “문재인 후보를 이기려면 ‘반(反)문재인 후보 단일화’를 하라는 얘기, 과장하지 않고 1,000번은 들었다”며 “하지만 그럴 수 없었다. 더 좋은 정권교체를 하겠다고 했던 제가 표를 더 얻기 위해 단일화하는 것은 국민의 뜻이 아님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긴급 선대위 회의에서는 “문 후보를 뽑으면 보복정치가 재연될 것이다. 이번 대선은 친북 좌파를 막는 선거도, 보수를 궤멸하는 선거도 아니다”라며 “반드시 승리해 대한민국의 변화를 위한 결정적 순간을 꼭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나윤석·박효정기자 nagij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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