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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석조저택 살인사건' 개봉 앞둔 김주혁 "사이코패스로 연기 스펙트럼 넓혔죠"

19년 연기인생 첫 스릴러영화 도전

일본 식민지 해방 직후 경성 배경

살인자 찾기 법정공방 반전 거듭

스산하며 세련된 캐릭터 만들어





배우 고(故) 김무생의 아들, 멜로 배우, 허당 ‘구탱이 형’, 그리고 악역.

배우 김주혁(45·사진)이 오는 9일 개봉하는 영화 ‘석조저택 살인사건’에서 악역 남도진 역을 맡아 넓어진 연기의 스펙트럼을 보여준다. “도진은 자신의 목표를 위해서라면 죄의식 없이 범행을 그냥 저지르는 사이코패스예요.” 영화의 개봉을 앞두고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자신이 맡은 도진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해방 직후 경성을 배경으로 한 영화는 거대한 석조저택에서 운전사 최승만(고수 분)이 살해되고 현장엔 사체를 태운 흔적과 핏자국, 그리고 잘려나간 손가락만 남겨진 가운데 살해범으로 몰린 도진을 둘러싼 치열한 법적 공방을 그렸다. 과거를 알 수 없는 재력가 도진의 모습 자체가 혼돈과 희망이 교차하는 ‘도둑처럼 찾아온’ 해방기의 모습과 절묘하게 맞아 떨어져 당시의 분위기를 한껏 살렸다는 평가다. “머릿기름을 발라 넘기면 일본 식민지 시대 인물과 분위기가 비슷하다는 이야기는 들었어요. 세련됐지만 뭔지 알 수 없는 스산함이 사이코패스 캐릭터와 맞아 떨어지도록 외모와 연기에 공을 들였어요.”





연기 경력 19년인 그이지만 스릴러물은 이번이 처음이라 연기를 하면서 애를 먹었다고도 털어놓았다. “스릴러라는 장르에 빠져서 연기한 것이 실수예요. 장르가 스릴러이고 나는 그 장르 안에서 연기를 하면 스릴러 영화가 만들어지는 것인데 생각을 잘못한 거죠.” 그는 이어 “영화에 딱 ‘한 방’만 있으면 되는데 그 ‘한 방’을 너무 많이 한 측면이 있다”면서 “특히 법정신은 가장 아쉬운 장면”이라고 덧붙였다. 그가 말한 법정신은 석조저택 살인사건의 진범의 실체가 드러나는 듯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이 영화의 하이라이트라고도 할 수 있다.

그에게 ‘섹시한 악역’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데는 ‘공조’ 때부터 보여준 구릿빛 피부와 탄탄한 근육질 몸매가 주효했다. 그러나 그는 근육질 몸을 만든 계기는 연기 때문이 아니라 예능 프로그램 ‘1박2일’ 화면 속 자신의 모습을 보고 실망했기 때문이라고 고백했다. “‘1박2일’에서 인어공주 옷을 입었는데 제 몸을 보고 충격을 받아서 운동을 시작했어요. 이 프로그램은 계속 옷을 벗기는데 계속 벗을 생각을 하니 그 상태로는 안 되겠더라고요.” /연승기자 yeonv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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