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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②]정문성, “진짜 배우...기대되는 40대를 만들기 위해”

현명한 배우 정문성은 ‘기대되는 40대를 만들기 위해’ 생각을 줄이고 있다고 했다. 얼핏 들으면 반대되는 이야기라고 이해 할 수 있으나, 더 발전하기 위해선 과도한 생각은 오히려 독이 된다는 의미다.

“빠른 81년생이라 제 친구들은 서른여덟살 이에요. 현재는 마흔이란 나이가 됐을 때, 또 마흔이 끝나갈 때쯤 이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막연하게 해봐요. 마흔 한살이 됐을 때 진짜 사십대가 시작이 되는 건데, 그때의 인생이 지금이랑은 다를 거라 생각해요.

배우 정문성 /사진=조은정 기자




지금이랑은 같아선 안 되기 때문에 계획을 짜요. 뭔가 더 나아지기 위해, 또 더 나은 내가 되기 위해 하는 거죠. 멋지고 행복하고, 기대되는 40대를 만들기 위해 지금 머리를 안 쓰고 싶어요. 지금 생각을 많이 안하는 건 그 이후까지 고민을 안하기 위해서입니다.”

우리 나이로 서른 일곱, 데뷔 10년차 배우 정문성은, ‘지하철 1호선’으로 데뷔하면서 5년동안 1년에 한 문장씩 계획을 세워왔다고 한다. 하지만 나머지 5년 동안은 생각만 많아질 뿐 계획이 세워지지 않았다. 배우 경력 만 10년을 앞에 두고 다시 마흔의 계획을 세우고 있다는 그는 “남자가 멋있다고 말할 수 있는 나이는 40대이다”고 말했다.

“40대 이 전엔 귀여우면 되는 거고, 예쁘면 돼요. 제가 그렇다는 의미가 아니라, 명확한 것 ‘멋있다’는 ‘잘 생겼다’ ‘귀엽다’ ‘예쁘다’ ‘터프하다’ 와는 다르다는 거죠. 우리가 흔히 ‘멋있다’는 말을 할 때, 개개인마다 그걸 만족시켜야 하는 조건의 개수가 다 다를거라 봐요. 그걸 다 가져야 멋있다는 말을 할 수 있잖아요. 그렇게 40대엔 ‘멋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순천향대 연극영화과를 졸업 하고 2007년 오디션을 통해 김윤석 설경구 황정민 안내상 등 명배우들의 산실인 극단 학전의 ‘지하철 1호선’로 데뷔한 정문성은 5년간 창작뮤지컬 ‘빨래’를 비롯해 ‘김종욱찾기’, ‘왕세자 실종사건’ 등 뮤지컬 배우로 활동해왔다. 그 뒤 연극 ‘모범생들’을 시작으로 ‘나쁜 자석’ ‘안녕, 여름’ ‘트루웨스트’, ‘거미여인의 키스’ ‘스피킹 인 텅스’, 등 연극 무대에서 실력을 쌓았다.

올해 4월엔 조승우, 최재웅, 문종원, 양준모 등이 속한 매니지먼트 ‘굿맨스토리’와 전속 계약을 체결했다. kbs 드라마 ‘김과장’ 의 호평 이후 얻게 된 새로운 둥지다. 그는 “스타를 만드는 회사가 아니라 배우를 서포트하는 회사란 점”이 끌렸다고 한다.

“10년 동안 연기를 하면서 몸과 마음도 지치더라. 사실 배우가 연기를 최대한 잘 할 수 있게끔 서포팅 해준다는 말이 그 어떤 것보다 중요하게 다가왔다. 조승우형의 소개로 만나게 된 대표님이 너무 감사하게도 제안을 해주셔서 사실 고민의 여지가 없었다.”

“대표님이랑 미팅 했을 때 제가 원하는 방향에 대해 말씀을 드렸어요. 대표님 같은 경우 생각하는 게 저와 같았어요. 소속 배우를 가지고 뭔가를 만들어내고자 하는 쪽이 아니셨어요. 예를 들어 유머러스하게 말하자면, ‘내가 너를 스타로 만들어줄게’가 아닌 우리는 최대한 서포팅 하는 회사이다고 말 하셨어요. 그건 이 배우가 일을 하게 됐을 때 최대한 서포팅 해서 배우가 최선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의미잖아요. 불과 얼마 되지 않았지만 다음 스케줄을 고민하고, 그걸 같이 고민해준 사람(회사)이 있다는 게 되게 고마웠어요.“



결혼 적령기를 지났다. 실질적인 가장으로 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는 그는 “결혼은 40세 이후에 하려고 생각 중이다”고 했다.

배우 정문성/사진=조은정 기자


“경제적으로 책임져야 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조금 더 열심히 살아야 해요. 처자식 딸린 분들이 더 열심히 사는 것과 비슷해요. 최소한 어머니가 남은 여생을 사시는데 불편함이 없게 해 놓고 제가 어떻게 살지를 생각해보고 싶어요. 철이 들어서 그렇다기 보다는, 제가 앞으로 살아가야 하기 때문에 결혼은 미루고 있어요. 결혼해서 누구랑(짝) 같이 고민해도 나쁘지 않다는 말을 하시는데, 우리 가족의 문제를 같이 고민 해달라고 요구 하는 것 좀 그런 것 같아요. ”

공연 무대에선 그의 이름 석자를 제대로 알렸지만 대중들에겐 아직 낯선 이름이다. 그는 많은 ‘관심’을 받고자 하는 욕심이나 명예욕은 없었다. 그의 연기 지론은 “좋은 배우가 되면 자연스럽게 관심은 따라오기 마련이라는 것”

“대중들의 관심을 받기 위해 연기하는 배우는 없어요. 또 없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 사람이 진짜 배우가 됐을 때 관심을 갖는 것 아닐까요. 제가 뭐 좋은 배우가 되면 자연스럽게 관심을 가져주시겠죠. 아직 부족한 저에게 관심을 가져달라고 해서 한분 한분을 덜 만족시키는 것보다, 모르는 상태에서 (좋은)배우로 다가가서 한분 더 만족시키는 게 낫지 않을까요.”

한편, 3월 말에 종영한 KBS 드라마 ‘김과장’에서 중앙지검 검사 한동훈 역으로 열연한 그는 오는 6월부터는 연극 ‘추적’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이어 9월달에 방송되는 EBS ‘다큐 프라임’ 철학하라 편 내레이션에도 도전한다.

/서경스타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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