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북한 제재를 강화하는 대가로 대(對)중국 강경파인 해리 해리스 미국 태평양사령관의 경질을 요구했다고 교도통신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날 교도통신은 미·중 관계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지도부가 지난달 추이톈카이 미국 주재 중국대사를 통해 해리스 사령관의 교체를 요구했다고 전했다. 추이 대사가 지난달 6∼7일 미국 플로리다주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미·중 정상회담이 열렸던 즈음에 이런 요구를 전달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이를 거절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이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해리스 사령관은 태평양 지역 안보를 책임지는 태평양사령부의 수장으로 남중국해와 한반도 문제에서 중국과 북한에 대한 압박을 강조해온 강경파다. 그는 지난달 북한이 또 다른 탄도미사일 발사나 핵실험을 강행할 조짐을 보이자 칼빈슨 항모전단의 한반도 파견을 명령하는 등 무력시위에 나서기도 했다.
또 남중국해에선 중국의 영유권 주장을 일축하기 위해 인공섬 인근 해역에 해군 선박을 진입시키는 이른바 ‘항행의 자유’ 작전을 고수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중국 입장에서는 여간 껄끄러운 인물이 아니다. 또 해리스 사령관은 한국 내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도 강력하게 밀어붙여 중국과 갈등을 빚기도 했다. 해군 부사관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해리스 사령관은 4,400시간의 비행 기록을 보유한 해군 조종사 출신으로 지난 2015년 사령관으로 취임했다. /정가람기자 gara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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