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구 고령화 속도가 점차 빨라지면서 취업자 역시 계속 늙어가는데 반해 실업자 평균연령은 되레 떨어지고 있다.
이와 같은 상황이 지속될 경우 기업의 고용 부담은 늘어나고 젊은 노동력의 부족으로 일부 업종은 구인난에 시달릴 수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7일 현대경제연구원이 발표한 ‘산업 일꾼들이 늙어간다’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2000년대 초 30대 중반이던 전산업 평균연령은 2013년 40세를 넘어섰고 2015년 41.1세까지 상승했다. 또한 2015년 기준 우리나라 여성 취업자의 평균연령은 39.6세로 2010년의 36.1세 보다 3.5세나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남성 취업자의 평균연령은 40.3세에서 41.9세로 1.6세 높아지는데 그쳐 여성에 비해 고령화 속도가 상대적으로 완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남녀 취업자간 평균연령 격차도 2010년 4.2세에서 5년새 2.3세로 크게 줄었다.
반면 실업자들의 평균연령은 떨어졌다. 2000년 34.3세였던 실업자 평균연령은 2015년 38.0세로 올라갔지만 2016년은 37.7세로 0.3세 낮아졌다.
이는 최근 청년층이 취업에 어려움을 겪으며 실업자 평균연령도 낮아진 것이다.
김천구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경제활동을 하지 않던 중·고령층의 여성이 가구주의 소득 부진, 교육비 부담 증가, 가계부채 원리금 상환 등을 위해 보건복지, 사업지원서비스 등의 일자리에 적극적으로 진입하면서 여성 취업자의 평균연령이 빠르게 올라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산업별로는 저부가 업종이 고령화되는 모습이다. 농림어업(45.1세)과 광업(49.2세) 등 1, 2차 산업에 종사하는 취업자들과 부동산임대(54.6세), 운수업(46.9세), 하수 폐기물(46.4세) 등 산업 종사자들의 평균연령이 가장 높았다.
반면 출판 영상방송(36.6세)이나 전문과학기술(38.5세), 금융보험(38.7세) 등 지식기반서비스 산업의 취업자들은 비교적 젊었다. 직종별로는 관리자와 단순 노무 직종이 각각 49.1세로 평균연령이 가장 높았다.
반면 고도의 기능·기술을 필요로 하고 기술의 발전 속도가 빠른 전문가 및 관련 직종의 평균연령은 38.0세로 가장 낮았다. 사업장 규모별로는 영세사업장의 취업자 고령화 현상이 심각한 수준이었다.
5∼9인 규모 사업장의 취업자 평균연령은 42.1, 10∼29인 규모 사업장은 42.3세로 평균을 웃돌았다.
김 연구위원은 “충분한 교육 기간과 비용이 필요한 고도 기술직은 젊은 노동력이 부족해지면 구인난에 시달릴 수 있다”며 “청년 실업 문제를 해결해 노동력 고령화를 지연시키고 고령자들이 오랫동안 생산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평생 교육체계 강화와 건강유지 등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고령화된 취업자들은 본인의 생산성보다 높은 임금을 받을 가능성이 커 기업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며 “기업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생산성과 연동되는 임금체계 도입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가람기자 gara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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