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력의 장타와 메이저대회 2승의 주인공. 하지만 10년 넘게 그를 표현해온 수식어는 ‘풍운아’나 ‘악동’이었다. 네 차례의 이혼과 코스 안팎에서의 온갖 기행으로 뉴스메이커가 됐던 존 댈리(51·미국)가 모처럼 경기 성적으로 이름을 내밀었다.
댈리가 시니어 무대인 미국프로골프(PGA) 챔피언스투어에서 13년 만에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댈리는 8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우들랜드CC(파72)에서 열린 인스페리티 인비테이셔널 3라운드에서 3언더파 69타를 기록, 최종합계 14언더파 202타로 정상에 올랐다.
지난 2004년 뷰익인비테이셔널 이후 13년2개월 만에 PGA 투어 무대에서 거둔 우승. 지난해 만 50세 이상 선수들만 참가하는 PGA 챔피언스 투어로 옮겨 이 대회를 통해 데뷔전을 치른 지 꼭 1년 만이었다. 이로써 댈리는 2부 투어와 정규 투어, 챔피언스 투어 등 미국 PGA의 세 개 투어에서 모두 1승 이상씩을 거둔 역대 여섯 번째 선수가 됐다.
댈리는 1991년 PGA 챔피언십과 1995년 브리티시 오픈 등 메이저대회 2승을 포함해 PGA 투어에서 통산 5승을 거뒀으나 각종 돌출 행동으로 더 유명하다. 가정폭력으로 문제를 일으키는가 하면 약물과 도박·알코올 중독 등으로 골프에 전념하지 못했으며 대회 중 벌금으로 낸 누적 액수만 1억원이 훌쩍 넘는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지난 2월에도 챔피언스 투어 알리안츠 챔피언십 마지막 라운드 도중 퍼터를 워터해저드에 집어던진 뒤 기권한 사실이 한 매체 보도로 알려졌다.
이날 1타 차 단독 선두로 출발한 댈리는 1번홀(파5)부터 이글을 잡아내며 기세를 올렸고 3번홀에서 버디를 보태 케니 페리(미국)를 3타 차로 떼어놓았다. 전반을 마쳤을 때 토미 아머 3세(미국)에 잠시 공동 선두를 허용한 그는 12, 13, 15번홀 버디로 달아났고 16~18번홀에서 연속 보기를 적어냈지만 아머 3세를 1타 차로 제치고 우승하는 데는 지장이 없었다. 32만2,500달러(약 3억6,500만원)의 상금을 받은 댈리는 “굉장한 기분이다. 이런 자신감을 계속 유지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박민영기자 my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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