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방송되는 EBS1 ‘세계테마기행’에서는 ‘문명의 교차로 파키스탄’ 1부 ‘무굴제국의 심장, 라호르’ 편이 전파를 탄다.
문명의 교차로, 파키스탄의 첫 번째 여행지는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 남동쪽으로 383km 거리에 있는 ‘라호르(Lahore)’다. 펀자브 지방의 옛 속담에 이런 말이 있다. ‘라호르를 보지 못한 사람은 아직 태어나지도 않았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라호르’에는 수많은 문화와 문명이 교차하며 풍부한 볼거리가 공존해 명실공이 ‘파키스탄의 문화수도’로 통하는 곳이다.
제일 먼저 도시 문화 유산의 중요한 부분 중 하나인 ‘라호르 운하(Lahore Canal)’로 가보자. 오늘날 총 길이 82km, 평균 깊이 1.5m의 운하는 주요 고속도로 사이를 흐르며 ‘라호르’의 주요 동맥 역할을 한다. 뜨거운 여름날 도시의 지열을 식혀주며 이곳 사람들의 피크닉 장소가 되기도 한다. 최초의 ‘라호르 운하(Lahore Canal)’는 무굴 제국에 의해 만들어졌고, 영국의 지배 하에서 대규모 운하공사로 정비되면서 이 지역의 농업을 발전시켰다. 그리고 오늘날엔 인도의 침략으로부터 도시를 보호하기 위한 역할도 담당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평소에는 그야말로 아이들 차지가 되며 이곳은 수영장이자 놀이터로 변신한다.
‘파키스탄’이라는 이름처럼 ‘맑고 깨끗한’ 아이들을 만난 뒤, 인근의 전통 시장으로 향한다. 파키스탄의 신랑 신부들이 자주 찾는, 이른바 혼수 시장으로 불리는데 이곳에선 독특한 볼거리가 있다. 바로 시장 한복판에서 흰색 면과 원하는 색깔의 샘플을 가져오면 손님의 주문에 맞게 염색을 바로 바로 해주는 것이다. 그 어떤 색이라도 즉석에서 만들어내는 그야말로 옷감의 연금술사들이다.
‘라호르’는 영국으로부터 그리고 종교적인 문제로 인도와 파키스탄으로 분리될 때 ‘독립운동의 중심지’이기도 했다. 그래서일까, 라호르 인근에는 독특한 볼거리가 하나 더 있다. 바로, 인도-파키스탄 접경지역의 와가 검문소(Wagah integrated check point)에서 펼쳐지는 ‘국기 하강식’이다. 인도 암리차르 지역과 파키스탄 라호르 지역 사이의 국경선에 위치하며 매일 오후 양국 군인들이 행진 등을 하며 행사를 하는데 국경 검문소를 두고 대치하는 양측이 있다는 점에서 판문점과 유사하지만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더 많은 군중을 끌기 위해 화려한 볼거리를 갖추려고 양국이 경쟁하는 한다는데.
‘국기 하강식’을 통해 파키스탄 사람들의 나라 사랑의 뜨거운 열기를 만나본 뒤, ‘라호르 성’으로 향하는 길 성문 앞에는 눈길을 끄는 노점상이 있다. 겨자나무 종류인 ‘피루(Peelu)’부터 ‘올리브’, ‘비탐(Bitam)’, ‘호두’ 나뭇가지 등을 가지런히 잘라서 묶음으로 판매하는 것인데, 바로 이곳 사람들이 이를 닦을 때 사용하는 신기한 ‘칫솔 나무(Wooden Toothbrush)’다. 매번 사용할 때마다 상단을 이로 끊어내고 잘근잘근 씹은 뒤 부드러워진 솔로 양치를 하면 된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이곳 사람들은 ‘피루 나무’를 자연이 준 최고의 선물로 여기며 치아를 깨끗하게 하고 입안을 청결하게 하며 신에게 기도할 때 몸을 정갈하게 하는 도구로 사용한다.
그리고 노점상을 뒤로 하고 눈을 돌리자 동서로는 424m, 남북으로는 340m에 이르는 거대한 성채가 눈앞에 나타난다. 바로, ‘라호르 성(Lahore Fort)’이다. 16세기, 무굴제국의 번성을 이끈 ‘악바르 대제’는 ‘라호르’를 수도로 삼았으며, ‘타지마할’로 유명한 ‘샤 자한’은 ‘라호르 성’ 에 ‘시쉬 마할(Sheesh Mahal, 거울의 방)’까지 남기며 무굴 제국 최고 전성기를 이끈다. 무굴 제국의 뛰어난 건축술과 볼거리가 가득한 ‘라호르 성’은 그 가치를 인정받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됐는데. 무굴제국의 심장이라 부르는 ‘라호르’에서 무굴제국을 이끈 사람들의 열정을 만난다.
[사진=EBS 제공]
/서경스타 전종선기자 jjs7377@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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