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대통령과 영부인들이 19대 대선 투표에 참여해 국민의 권리인 한 표를 행사했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은 투표권 행사를 포기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9일 오전 6시께 서울 서대문구 연희2동 주민센터를 찾아 부인 이순자 여사와 함께 투표했다. 전 전 대통령의 비서진들은 전 전 대통령이 “좋은 사람, 훌륭한 분이 대통령으로 선출됐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밝혔다고 전했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는 이날 오전 8시쯤 경남 김해시 진영읍 제5투표소인 진영문화센터에서 투표를 마쳤다. 이 자리에서 권 여사는 기자들에게 “일찍 나오셨다. 다음에 봉하마을에 들러달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도 이날 오전 7시 40분께 서울 강남구 논현1동 제3투표소에서 부인 김윤옥 여사와 함께 투표했다. 이 전 대통령은 “나라를 사랑하고 국민을 사랑하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며 “국민을 편안하게 해주고 나라를 잘 다스리는 사람이면 좋을 것 같다”는 소감을 밝혔다.
노태우 전 대통령은 거소투표를 통해 이미 투표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병원ㆍ요양소에 있는 환자나 교도소의 입소ㆍ재소자, 병영이나 함정에 머무르는 군인ㆍ경찰, 외딴 섬 거주자 등이 거주지에서 투표하는 제도인 거소투표는 지난달 11일부터 15일까지 시행됐다.
한편,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박 전 대통령은 투표권을 포기했다. 공직선거법에 따라 1년 이상 징역 또는 금고형 선고를 받고 그 집행이 종료되지 않거나 집행 받지 않기로 확정되지 않은 사람은 선거권이 없으나 박 전 대통령은 미결수 신분인 만큼 투표가 가능하다. 하지만 서울구치소 내 976명의 거소투표 신청자 중 박 전 대통령의 이름은 없었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도 감기 등 건강상의 이유로 투표소를 찾기 힘들어 투표를 하지 못했다.
/이종호기자 phillie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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