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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총리 후보 지명]"野 협조 이끌어낼 적임자"...국정 조기 안착 전략적 계산 깔려

국회, 전남지사 등 거치며

도덕성 검증 사실상 끝나

野 인사들과도 두루 친분

청문회 통과 가능성 높아

문재인 정부 초대 국무총리 후보자로 내정된 이낙연 전남지사가 10일 KTX 편으로 서울 용산역에 도착해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이낙연 전남지사를 국무총리로 내정한 데는 국정을 조기 안착시키겠다는 전략적인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내정자는 16~19대 국회의원 4선과 전남지사를 지냈기 때문에 대통령 취임 이후 대통령의 발목을 잡아왔던 청문회 통과가 용이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이 내정자가 전남 영광 출신이라는 점에서 청와대가 적극적인 국정 동반자로 기대하고 있는 국민의당의 동의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것도 내정의 배경으로 지목된다.

문 대통령의 총리 내정은 ‘깜짝 발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문 대통령이 비영남 총리를 앉히겠다고 공언해왔지만 문재인 캠프에서 활약한 전윤철 전 감사원장 등 대선 승리의 공신들에게 총리직이 돌아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기 때문이다. 이 내정자 역시 기자회견에서 “문 대통령이 대선기간에 전남을 방문했을 때 협력을 해나가자고 했다”면서도 “총리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10일 전쯤에서야 임종석 비서실장에게 연락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 내정자의 장점은 언론사 기자 출신으로 4선 국회의원과 전남지사를 거쳐 높은 청문회 문턱을 돌파하기 쉽다는 것이다. 지난 정권이 반면교사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 김용준 전 헌법재판소장을 첫 총리 내정자로 지명했으나 두 아들의 병역 면제 논란과 부동산 투기 의혹 논란이 확산되며 닷새 만에 사퇴했다. 청와대는 이 내정자가 장기간 공직을 거치며 도덕성에 대한 국민적 평가는 이미 수차례 거쳤고 문재인 캠프에서도 이 내정자에 대한 간단한 사전검증 작업을 완료해 청문회 통과는 자신 있다는 분위기다.



또 이 내정자가 김대중 전 대통령에 의해 정계에 입문했다는 점에서 국민의당과의 협력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도 인선 배경으로 주목된다. 국무총리의 국회 의결 통과 요건은 재적 과반수인데 여권인 120석의 더불어민주당이 40석인 국민의당의 도움을 얻어야 150석 이상을 확보한다. 이날 당직을 내려놓았지만 국민의당의 큰 어른인 박지원 전 대표도 이번 총리 내정에 대해 “인사에 좋은 분들이 거명돼 굉장히 신선하게 느껴졌다”고 사실상의 ‘합격점’을 줬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를 도왔던 손학규 전 대표도 “이낙연 총리 내정자가 지명 발표됐는데 국무총리 인준에 관해서는 하루빨리 해결을 해서 국정을 안정시키는 데 우리 국민의당이 앞장서는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했다. 또 이 내정자는 지난 2013년 말 영호남 의원들이 화합을 위해 결성한 동서화합포럼 출범에 멤버로 참여하는 등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등 야당 인사들과도 친분이 깊다는 점도 장점이다.

문 대통령은 이 내정자를 통해 ‘일자리 대통령’의 의지도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문 대통령이 대통령 직속으로 만들 국가일자리위원회의 부위원장은 국무총리가 맡을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 내정자는 전남지사로서 2016년 고용노동부로부터 ‘일자리종합대상’을 수상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가 최역점 국정과제로 설정한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박형윤기자 mani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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